2019년 9월 개통된 김포골드라인은 김포시와 김포공항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1편성이 고작 2량뿐인 꼬마열차다. 반면 김포시 인구는 50만명, 출근시간대 하루 평균 승객이 7만8000명에 달한다. 일부 구간 최대 혼잡도는 241%로 압도적 1위다.
김포골드라인의 이 같은 극도의 혼잡 사태는 당초 서울 통근수요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데다 국비·도비 지원 없이 김포시의 빠듯한 예산만으로 노선을 만든 탓이다. 게다가 쓰레기 매립장 건립을 놓고 대립하던 서울시와 김포시가 5호선 연장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서울행 출근길은 동맥경화에 걸리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선후보 시절 이 '지옥철'을 체험하고서 "30분 출퇴근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확실한 '선(先)교통대책', '후(後)도시개발'이 돼야 하지만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여의도 2배가 넘는 김포 미니신도시 개발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미니신도시 입주 예정 시기인 2030~2031년 지하철 5호선 개통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그러면 아무리 빨라도 7년 후인데 신도시 입주를 겨냥한 추가 유입까지 겹쳐 '지옥철'은 더욱 악화될 게 뻔하다.
호흡곤란으로 119를 불러야 하는 사태 앞에서 정부는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 이처럼 시급한데 예타를 할 여유도 없다. 당장 김포 '지옥철'을 해소할 특단의 종합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지하철 5호선 연장 말고도 당장 가능한 다른 육상운송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에서 배웠다면, 압사와 부상 위험에 시달리는 김포 지옥철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