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결과는 양대 노총이 독점하던 근로자대표 자리를 MZ세대 노조가 꺾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올바른노조 후보는 양대 노총 단일 후보와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당선됐다. 파업과 정치투쟁 대신 노동조건 개선에 중점을 둔 기존 노조와의 차별화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승리한 허 후보는 2016년 입사한 31세 조합원이다. 20~30대 근로자들이 주축이 돼 'MZ세대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가 지난 2월 21일 공식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보름 만의 일이다.
MZ노조 후보가 양대 노총 단일후보를 꺾는 파란을 연출하자 노동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새로고침노협 출범 때만 해도 MZ노조의 활동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양대노총 조합원 수는 각각 100만명이 넘는 데 반해 새로고침노협은 60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새로고침노협 소속 MZ노조가 서울교통공사 영업직 근로자대표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번 선거로 서울교통공사 내에선 파업 중심의 정치투쟁 방식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양대 노총 소속 조합원 이탈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올바른노조는 근로자 대표 진출에 이어 단체교섭권 획득에도 양대 노총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아직 소수지만 서울교통공사 이외에 회사와 임금·복지 등을 협상하는 교섭권 획득에 나서는 새로고침노협 소속 MZ노조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치투쟁과 선을 긋고,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노조의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MZ노조가 노동운동에 새바람을 불어넣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