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의원 수 축소를 논의하자고 공식 제안하고 30명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에서도 의원 수를 200인 이상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며 지금의 300석이 절대적인 숫자인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위기 모면을 위한 인기 영합"이라며 맞공세를 폈다.
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57%가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고, 세비 총예산을 동결한다는 이유로 정원을 늘려선 안 된다는 답변은 71%에 달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정원을 줄이자는 응답이 69.3%,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9.0%에 불과했다. 국민 대다수가 의원 수 감축에 찬성한다는 얘기다. 김 대표 감축 제안이 힘을 얻는 이유다.
국회는 곧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하는데 민심이 반영돼야 한다. 의원 증원은 역풍으로 끝나 다행이지만 이제 감축을 본격 논의할 때다. 의원 수는 그대로 두고 선거제도를 아무리 바꿔봐야 당리당략만 판칠 뿐이다. 김 의장이 잘해보려 했지만 여야가 좌파와 우파로 나뉘면서 대립이 극에 달했다고 했는데 이런 진단으로는 개혁 자체가 안 된다.
정치 불신율 85%는 당리당략과 다수당 횡포, 여야 지도부의 지도력 부족, 좌파와 우파의 갈등, 극에 달한 이념과 진영논리가 문제다. 정치권이 이를 반성하지 않고 서로 유리하게 선거제도나 고치려 해서는 안 된다. 정치개혁을 선언하고도 입법 폭주를 일삼고, 국정을 발목 잡는 게 국회가 아닌가. 선거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국회 자질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