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8일 새해 예산편성 지침을 확정했는데 방점은 건전재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금이 한 푼도 낭비되지 않도록 강력한 재정혁신으로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꼽은 낭비 재정은 회계와 자금 집행이 불투명한 단체 보조금, 인기영합적 현금 살포, 사용처 불투명한 보조금 지급인데 민주노총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건전재정 달성은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1년 국가채무는 970조7000억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46.9%다. 올해는 50%를 넘는다. 국가채무 1000조원 시대다. 지난 5년간 400조원이 늘었다. 2025년엔 140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현금 살포 중지와 강력한 재정혁신을 당부한 것은 국가채무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재량 지출은 100조~120조원인데 10%를 줄이면 10조~12조원이 절감된다. 지난 7년간 시민단체 보조금이 31조4000억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연평균 4000억원이 늘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5년간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1500억원을 받고서도 산하 노조의 63%가 회계장부를 제출하지 않았다. 시민단체와 노조에 대한 지원금 축소는 불가피하다.
문 정부가 경제와 민생 안정에 필요한 재정역할을 강조하며 정부예산과 시민단체, 노조 보조금을 늘렸던 것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했다. 윤 정부가 한 푼의 세금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런 성향을 차단한 바람직한 방향이다. 각 부처가 총량제 틀 안에서 예산을 짜려면 불필요한 예산, 선심성 예산은 과감히 잘라내야 한다. 병든 재정을 고치는 데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