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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회의, 중·러 반대로 ‘러시아 규탄’ 공동성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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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2. 26. 15:05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규정 등 이견 지속
빈국 부채 만기 연장 문제 일부 진전 신호만
G20-INDIA/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이 인도 벵갈루루에서 만나 개발도상국 채무 부담 완화 등 현안을 논의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견으로 공동성명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폐막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공동성명 없이 의장국 인도가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압축한 의장 성명만 발표하는 것으로 폐막됐다. 공동성명에 러시아에 대한 강한 규탄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으로 규정한 문구를 포함할지 여부가 최대 논점으로 부각됐는데 침공 당사자인 러시아와 그 우방국인 중국이 이에 반대했다.

회의는 개도국 채무 부담 완화, 국제금융체제, 국제조세, 가상화폐 규제 등을 주제로 진행됐으나 우크라이나 문제에 묻히면서 회원국들과 러시아·중국 간에 이견만 지속됐다.

공동성명 도출에 실패한 G20 의장국 인도는 "성명 내 지난해 G20 정상회의 선언문 관련 문구는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에 의해 동의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 독일 등은 G20 정상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채택한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공동성명 내용에서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러시아, 중국 등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은 특히 중국 측이 G20의 러시아 규탄을 막은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의 철군을 요구한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고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도 러시아와 함께 북한 핵 미사일 규탄에 반대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의 든든한 우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는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칭하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논의 과정에서 전쟁 대신 위기, 도전과 같은 단어 사용을 주장하며 서방 국가와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주요 주제인 빈국 부채 만기 연장 문제의 경우에도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개도국 최대 채권국인 중국 등과의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G20은 앞서 2020년 빈국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공동 프레임'에 합의했지만 중국과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의 이견으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아프리카 잠비아의 국가부채 구조조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G20 국가들은 오는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다시 만나 이들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7월 인도 구자라트, 10월 모로코 마라케시 등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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