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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여성기구, ‘히잡 시위’ 강경 진압 이란 제명…“기구 신뢰성에 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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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2. 15. 16:10

UN-IRAN-RIGHTS <YONHAP NO-0160> (AFP)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회의에서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가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연합
유엔의 여성인권 기구가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을 이어가고 있는 이란을 퇴출키로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이란을 ECOSOC 산하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SW)에서 제명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영국 등 29개국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중국, 러시아 등 8개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인도, 멕시코 등 16개국은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 다수로 채택된 결의안에는 "CSW에서 이란이 2022~2026년 잔여 임기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고 즉각 축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9월부터 이란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이고 빈번한 언론자유 탄압과 여성인권 탄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45개국 대표로 구성된 CSW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에서의 여성 지위에 대한 보고서를 ECOSOC에 제출하고 필요한 사항을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결의안 표결에 앞서 이란이 CSW에 소속된 것은 위원회의 신뢰성에 오점을 남긴다고 지적하며 투표를 호소했다. 미국은 지난 11월 이번 결의안을 제안하고 주도해왔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표결 결과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투표는 이란 정부의 책임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미국은 시위대의 인권을 유린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공격을 가능하게 만든 이란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동맹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오늘 투표는 여성과 소녀 등 용감한 이란 국민에게 전 세계가 보내는 명확한 지지의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란은 미국의 거듭된 대이란 제재는 적대적 행위라고 지적하고 결의안 표결의 합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어떤 이유로든 선출된 구성원의 임기를 중단한 사례는 없었으며, (퇴출) 절차도 위원회의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며 미국의 퇴출 제안이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겐나디 쿠즈민 주유엔 러시아 차석 대사는 이란 제명 결의안에 대한 유엔의 법률자문 의견을 요청했지만, 의견 요청을 위해서는 투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가로막혔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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