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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로 다시 ‘긴장감 고조’... 북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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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8. 02. 15:43

연합훈련 앞두고 다시 민감한 반응
필요 이상 자극은 없어… 상황관리에 집중
최악의 경제난 극복 위한 '내치'에 온 힘
전문가 "연합훈련 중단은 어려울 것"
김여정, 美대화요구 일축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
북한이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또 다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압박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일 담화에서 연합훈련을 두고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다만 대내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은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아 주민들은 관련 소식을 확인하지 못했다. 한·미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대남·대미 관계가 어떻든 연합훈련 시기가 되면 매우 민감한 반응을 쏟아냈다. 연합훈련을 침략 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준엄한 책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번 담화는 지난 3월 김 부부장이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대내외에 모두 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김 부부장은 남북군사합의서 파기는 물론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해체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비난 수위가 거셌다. 악화일로를 걷던 남북관계는 결국 지난해 7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폭파되며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한·미의 꾸준한 대화 제의와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것에 조금씩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강경 발언을 쏟아내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연락선이 13개월만에 복원돼 섣부른 비난보다는 상황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통신선 복원과 관련해 북한은 당시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비교적 유화적인 형태로 나왔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는 과거보다 비난 수위도 낮았고 연합훈련 즈음 습관적으로 반응하던 ‘단순 반발’ 성격의 메시지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북한은 장기간 이어진 국경폐쇄와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체제 안정을 위해 내치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남·대미와 관련한 민감한 사안까지 대내 매체에 공개해 주민들을 동요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는 있겠으나 완전 중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만큼 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설득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 메시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과 전략을 가지고 일관성 있는 남북화해협력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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