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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되어가는 민병대…이라크 정부 고삐 잡기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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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7. 03. 17:24

Iraq Militias <YONHAP NO-1291> (AP)
사진출처=/AP, 연합
이라크 일부 지방에서 민병대가 검문소를 장악하고 세력을 불리며 경제력마저 갖추는 등 ‘마피아’ 같은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인민동원군(PMF)으로도 불리는 이들 민병대는 이라크 정부가 후원하는 조직이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조국을 지켜낸 ‘영웅’이기도 하다. 하지만 13만~15만명에 달하는 대원을 거느린 30여개의 민병대가 통제하기 어려운 세력으로 부상하자 이라크 정부는 독자적인 활동을 금지하는 등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해 이번 이라크 정부의 방침 역시 성공 여부는 미지수인 상태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인민동원군(PMF)으로 불리는 민병대 세력에 대해 “군과 연계해 운영돼야 하며, 군과 동일한 규칙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명령서를 발표했다. 민병대가 모든 무기를 버리고 정치활동 조직이 되거나 정치 집단과의 관계를 끊고 군을 보조하는 조직으로 남는 것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민병대의 독자적인 활동을 사실상 금지한 것이다. 또한 명령서에는 민병대가 관할중인 검문소는 물론이고 지역에 위치한 민병대 본부 및 경제적 사업을 위해 차려놓은 사무실 역시 폐쇄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압둘-마흐디 정부가 이같은 명령을 내린 배경에는 2014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영토를 점령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라크 정부를 괴롭히고 있는 민병대의 처리 방법에 대한 다층적인 고민이 놓여있다. 지금은 이라크 정부의 골칫덩어리가 된 민병대는 사실 2014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조국을 지켜낸 ‘영웅’이기도 하다. 당시 IS의 극단주의자들과의 싸움을 위해 비공식적 군사조직인 민병대의 형성을 장려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민병대는 빠르게 그 수를 늘렸고, 곧 통제하기 어려운 세력으로 부상했다. IS와의 전쟁이 잠잠해진 이후에도 이들 민병대는 무장을 해제하거나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민병대는 군사력을 앞세워 지역 검문소를 장악하고, 검문소를 통과하는 운전자들에게 통행료를 받는 등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무실까지 차려 놓고 각종 경제적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예컨대 니네베(Nineveh) 지역에서는 2~3개의 민병대가 고철사업을 과점, 정부에 의해 폐쇄되기 전까지 수 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민병대의 이같은 활동에 현지의 기업인들은 크게 분개하고 있다. 이들은 일부 민명대의 경우 마치 마피아처럼 활동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다만 압둘-마흐디 정부가 이같은 명령을 어떤 식으로 집행할 것인지, 명령 집행이 과연 가능은 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압둘-마흐디 총리의 명령은 시한을 이번달 31일로 다소 촉박하게 정하고 있다. 압둘-마흐디 총리의 전임자였던 하이더 알-아바디 전 총리 역시 지난해 민병대를 군의 일부로 편입함으로써 민병대의 자의적 활동을 막으려 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민병대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알-아바디 전 총리의 노력 이후 민병대의 숫자는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이라크에는 30여개의 민병대가 있으며, 민병대원의 수는 13만~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정부가 민병대 처리에 본격 나선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미국의 압력도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민병대 중에는 미국과 대치 상태에 있는 이란으로부터 초기 단계부터 지원을 받아 성장한 경우가 상당수 있다. 미국은 한 때 IS 퇴치를 위해 같은 편에서 싸웠던 이라크 민병대의 역할에 대해 점차 의구심을 품게 됐으며, 결국 이라크 민병대 중 쿠타브 알 헤즈볼라, 쿠타브 알 누자바에 대해 테러단체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바그다드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 연계된 민병대 세력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민병대를 억제하지 못하면 미국이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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