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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뉴스는 최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기기 앞에서 보내는 걸프만 지역 아이들의 스크린 타임이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중독이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중독이 수면뿐만 아니라 식습관·사회활동 등 파급효과가 광범위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시력과 자세는 물론 의사소통 능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중독이 가장 심각한 곳은 사우디. 사우디 아이들의 경우 평균 7살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컴퓨터 백신 소프트웨어 업체 노턴(Norton)의 연구에 따르면 사우디 아이들은 매일 평균 3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는데 보낸다. 이는 전세계 아이들의 모바일 기준 스크린 타임 중 3번째로 많은 것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무엇보다 높은 디지털기기 보급률에 있다.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아이들은 10명 중 9명이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디지털기기에 접근할 수 있으며, 부모들은 이를 제지하지 않고 있다. 실제 사우디 부모의 34%는 자녀들이 침실에서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생후 18개월이 되기 전엔 디지털기기를 통한 스크린 타임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미국·캐나다 등의 선진국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디지털기기 사용을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의 인식에서 기인한다. 영국 리서치 업체 유가브(YouGov)에 따르면 걸프만 지역 부모의 절반 이상은 디지털기기 사용이 교육에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으며, 30%는 자녀들에게 디지털기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부모들 자체의 디지털 중독도 원인으로 꼽힌다. 노턴의 연구에 따르면 사우디 부모의 3명 중 2명(82%)이 디지털기기에 너무 많은 스크린 타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중독이 대물림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신체적·정서적 발달을 위해 스포츠 클럽 같은 오프라인 활동을 격려하는 한편 디지털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최대 2시간의 제한 시간을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정 시간에는 의도적인 ‘디지털 정전’을 유지하고, 2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스크린 타임을 금지할 것을 당부한다.
애스터 사나드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 와스피 하다드 박사는 “디지털기기 종류가 다양해지고, 활용 또한 광범위해지면서 스크린 타임 부작용과 관련된 사례는 끝없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기기가 여가뿐 아니라 교육과 사회활동에 어느 정도 활용되는 만큼 스크린 타임을 완전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길면 길수록 질(質) 나쁜 콘텐츠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