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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검찰은 15일(현지시간) 18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사우디 ‘협상팀’이 터키 이스탄불로 급파된 뒤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와 말싸움 끝에 상당량의 약물을 과다 주입해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냈다고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CNN·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시신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를 살해하라고 직접 명령한 사람은 협상팀을 이끌었던 현장팀장”이라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연루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검찰은 “협상팀 15명 중 5명이 카슈끄지에게 약물을 주입한 뒤 시신을 토막냈다”며 “이들 5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21명을 구속 조사해왔다. 검찰은 이날 11명을 기소하고 그 가운데 5명에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협상팀은 카슈끄지의 이스탄불 영사관 첫 방문 하루 만인 9월 29일부터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협상팀을 구성한 총책임자 아흐메드 알아시리 전 정보총국 부국장은 협상팀에 카슈끄지를 강제로라도 귀국시키라고 명령했고 협상팀은 10월 2일 카슈끄지와 말싸움 끝에 그를 살해했다. 검찰은 “협상팀을 이끄는 팀장이 사건 당일 즉석에서 카슈끄지를 죽이기로 했다”며 윗선 관여 없이 협상팀이 독자적으로 살해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알아시리 전 부국장은 카슈끄지와 안면이 있는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카흐타니에게 협상팀을 도우라고 요청했다. 알카흐타니가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빈 살만이 이 사건과 연계됐다는 의혹이 불거져왔다.
검찰은 협상팀에 법의학 전문가가 협상팀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협상팀은 설득이 실패했을 때 완력을 써서라도 귀국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강제력을 동원해야만 했을 경우 현장의 모든 증거를 지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결정적 증거인 카슈끄지 시신의 행방에 대해선 모르쇠 입장을 고수했다. 검찰은 “협상팀은 그를 살해하고 토막을 낸 뒤 총영사관 밖으로 반출해 현지 터키인 조력자에게 넘겼다”며 “터키인 조력자 몽타주를 터키 정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사우디 검찰의 발표 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가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고 인정했다”며 “그렇다면 그의 시신은 어디 있는가. 어디에 버려졌는가. 어디에 묻혔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명령을 내린 이들, 진짜 살인범이 밝혀져야 한다”면서 “터키는 앞으로도 사건 수사를 모든 각도에서 계속 주시하고 수사와 관련해 모든 필요한 조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인사 17명에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빈 살만 왕세자 측근 알카흐타니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가 포함됐다. 이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미국기업과 거래가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