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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탄핵안이 통과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퇴출을 당하고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고 전했다.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상원의 전체 표결에 앞서 특별위원회에서 탄핵 심판이 결정되면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며, 부통령이 권한대행을 맡는데 사실상 이때부터 최고 권력을 잡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탄핵을 주도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당수인 테메르가 호세프로선 탐탁치 않다. PMDB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집권 노동자당(PT)과 손을 잡은 단짝이었지만 탄핵 위기에 몰린 호세프 정권과 결별을 선언하며 연정을 포기했다.
지난 1987년 국회에 진출한 테메르는 이후 오랜 시간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다지며 2010년 호세프의 첫 대권 도전 때는 부통령 후보로 함께 뛰었다. 그러나 이번 탄핵 국면에서 등을 돌리며 일각에선 테메르가 벌써 ‘대통령 행세’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브라질에선 대통령의 탄핵을 가정하고 테메르가 녹음한 연설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14분 분량의 연설에서 테메르는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이 “나라를 안정시키고 통합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며 모든 정당에 “위기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데”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테메르 측에서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습한 것이며 실수로 유출됐다고 해명했지만 의도적 행위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호세프가 탄핵을 당하더라도 테메르가 남은 대통령 임기를 맡기까지는 순탄치 않을 예정이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최근 의회가 테메르에 대한 탄핵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으로, 호세프와 마찬가지로 부통령으로서 테메르도 ‘국가 재정 분식회계’ 혐의를 피할 수 없다는 취지다. WSJ는 “호세프의 2014년 대선 캠프가 ‘검은돈’을 받았다는 혐의가 확정돼 선거 무효로 새 선거가 치러지면 부통령인 테메르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PMDB가 연정에서 이탈하긴 했지만 호세프와 테메르를 같은 위치로 보는 여론도 우세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호세프와 테메르가 동시에 사임해야 한다는데 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