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고도화·장기적 매력적 자산군"
"글로벌 영향력 증명시간 필요" 시각도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 삼성,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운용사들은 지난 5~6월 두 달 동안 총 8개의 중국 기술주 ETF를 출시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5월 13일에 상장된 TIGER 차이나테크TOP10, PLUS 차이나AI테크TOP10, 6월 17일에 상장된 TIGER 차이나글로벌리더스TOP3, KODEX 차이나테크TOP10 등이 있다.
올 초 미국 증시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4월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조치 등 정책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처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주요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 기술 자립을 전면에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웠다.
중국 기술주는 포트폴리오 분산이라는 측면에서 유효한 대안이 됐다. 우종필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중국 테크주는 이제 단순한 반등을 넘어 장기적 자산 배분 전략에서 다시 고려해야 할 매력적인 자산군"이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항셍테크 지수를 기반으로 다양한 인터넷·IT 기업이 담긴 테마형 상품이 주로 상장된 반면 최근에 나온 상품들은 특정 산업 테마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 내 기술 패권을 쥔 빅테크 종목들을 전방위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용사에서는 중장기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을 편입해 정책 수혜를 노려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상장된 중국 관련 ETF 대부분이 빅테크 종목에 집중된 이유에 대해 불확실성 국면에서는 대형주 중심 전략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AI 등 첨단 산업에서 최근 들어 소위 돈이 되는 기업에만 실질 투자 수요가 집중된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AI+' 정책을 가동해 AI 기술의 발전과 보급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반도체, 전기차, 휴머노이드로봇 등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AI 등 첨단 기술 산업 투자를 위해 약 200조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견제에 대응해 초기 단계의 기업부터 전략적으로 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종필 매니저는 "중국 대표 지수인 항셍테크 지수의 최근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나스닥, 인도 등 기타 국가들의 주요 기술주 지수에 비해서도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중국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중국 관련 ETF가 속출하는 흐름이 주요국과는 달라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본, 미국, 유럽 같은 해외 시장에서는 아직 중국 테크 ETF 출시에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ETF 출시는 투자자 수요와 운용사 전략이 맞물리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