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임기 중 22명 임명 관측
법조계 '단기간·대규모' 문제 지적
"사실심 영향 따져 순차적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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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대법관 전체 정원을 3년에 걸쳐 매년 4명씩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로써 기존 14명인 대법관 정원은 26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대법관 증원은 사법부의 숙원 사업이다. 재판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과 전원합의체에만 참여하는 대법원장을 제외하면 12명 대법관이 한해 4~5만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의 경우, '단기간 대규모 증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의 2030년 6월 임기 종료 전 퇴임하는 대법관은 10명이다. 여기에 12명 증원분이 더해지면, 이 대통령이 26명 정원 중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 즉, 정권 입맛에 맞는 특정 성향 인사로 대법원 구성이 가능한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개정안에 대해 "대법관의 과반수 또는 절대 다수가 일시에 임명되면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의 정치권 예속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9명인 연방대법관 정원을 15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는 반대 속에 실패했다. 베네수엘라와 헝가리 역시 대법관 증원 이후 독재 국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절대 다수로 임명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도의적 관점에서 볼 때 올바르지 않다"며 "특히 이 대통령 본인에 대한 재판도 무기한 연기 중인 상황이기에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황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단순히 숫자를 늘리고 줄이는 것이 아니라, 대법관의 역할과 사법부의 비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원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것은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정치적 장악이나 독재 준비로 오해할 여지도 있다"고 했다.
일반 국민 사건 가운데 실제로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비율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이 발간한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최근 10년동안 상고심에 접수된 사건은 연평균 4만4600여건이다. 같은 기간 1심과 2심에 접수된 사건은 121만1700여건과 15만여건이다. 1심 사건 중 상고심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4%에 그치며 2심에서 상고심까지 이어지는 비율 역시 30%에 불과한 것이다.
즉, 상고심보다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하급심을 강화해 3심 이전에 법적 분쟁을 끝맺는 것이 과잉 소송을 줄이고 국민들의 재판권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하급심 법관 수는 늘리지 않으면서 대법관 수만 늘리면 안 된다"며 "국민들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갈 수 있다'고 인식해 1·2심 진행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25일 이뤄진 전국법원장회의에서도 "현 상황에서 가능한 범위인 4명 증원을 우선 추진하고, 사실심에 미치는 영향과 국민 피해 여부를 면밀히 점검한 뒤 추가 증원을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희대 대법원장 역시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