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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절벽’ 강남 vs ‘실수요 유입’ 강북…서울 집값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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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2. 26. 15:13

양도세 유예 종료 등 다주택자 '압박' 공세에
강남·서초·송파, 2년 만에 아파트값 동반 하락
반면, 중저가 수요 몰린 강북…상승폭 유지
16조 규모 강북 재건 기조에…"실수요 유입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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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공식화한 데 이어, 대출 만기 연장 불허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은 빠르게 냉각되는 분위기다. 반면 대출·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북권과 서울 외곽의 중저가 단지에는 무주택 실수요가 유입되며 가격 방어력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조원 규모의 교통 인프라 투자를 골자로 한 '다시, 강북전성시대 2.0'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강북권에 대한 기대 심리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저평가 구간에 머물렀던 북부권 일대가 시의 개발 정책을 계기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지역 내 기대감이 적지 않다.

26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시사한 1월 말 이후(2월 들어) 서울 강북 14개 자치구와 강남 11개 자치구의 아파트값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권의 상승폭은 한 달 새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며 하락 전환 가능성이 커진 반면, 강북권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강북 우위' 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2월 첫째 주에는 강남 11개구(0.27%)가 강북 14개구(0.26%)를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다주택자 압박이 본격화한 둘째 주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강남권 상승률은 0.19%로 둔화된 반면 강북권은 0.25%를 유지했다. 이어 셋째 주(강남 0.12%, 강북 0.18%), 넷째 주(강남 0.05%, 강북 0.12%)를 거치며 격차는 0.0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하락 전환은 이 같은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구는 2월 넷째 주 -0.06%를 기록하며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약 2년(100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초구(-0.02%)도 약 100주 만에 하락 전환했고, 송파구(-0.03%)는 지난해 3월 넷째 주(-0.03%) 이후 1년여 만에 내림세로 바뀌었다. 강남 3구 아파트값이 동시에 하락한 것도 2024년 2월 첫째 주 이후 2년 만이다.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빠르게 조정되고, 일부 단지에서는 한 달 새 5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정책 리스크'에 대한 선제 대응 성격이 짙다. 양도세 유예 종료가 가시화되자 절세 목적의 매물이 늘었고, 여기에 대출 만기 연장 제한 가능성이 더해지며 자금 압박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서는 상황이다. 반면 수십억원대 자금이 필요한 매수층은 대출 규제와 고금리 부담 속에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매물은 누적되고 거래는 줄어드는 '거래 절벽'이 심화되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반면 강북권은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가 주택으로 갈수록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단지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의 개발 드라이브 역시 매수 심리를 떠받치는 요소로 평가된다. '다시, 강북전성시대 2.0'은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20.5㎞), 동부간선도로의 지하화를 통해 통행시간을 약 20분 단축하는 교통 혁신을 핵심으로 한다. 환승역세권에서 비주거 비율을 50% 이상 확보할 경우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허용하는 등 상업지역 규제 완화도 포함됐다. 기대 심리가 확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매도 물량이 줄고, 실거래가의 하방도 상대적으로 단단해지는 흐름이 관측된다는 평가다.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과거 '베드타운' 이미지였던 상계·중계·하계동 일대가 10만가구 규모의 고밀 자족도시로 재편된다는 청사진이 나오면서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창동차량기지 일대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과 광운대역세권 개발 같은 가시적인 호재에 더해, 전세난에 떠밀린 실수요자까지 매수에 나서면서 하락장에서도 가격 방어가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내 서울 지역별 아파트 가격의 '디커플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기조가 유지되는 한 강남권은 조정 국면을 피하기 어렵지만, 강북권은 중저가·실거주 중심의 수요 기반과 개발 모멘텀이 맞물리며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물이 늘면 매수자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며 "강남·한강변은 가격 부담이 여전하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일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역세권 중소형 단지는 6억~10억원대 매물을 중심으로 실수요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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