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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행금지 등 9·19 군사합의 복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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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20. 00:00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북 무인기사건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복원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북한이 먼저 합의를 파기한 상황에서 우리 측만 일방적으로 군사합의를 먼저 복원할 경우 자칫 대북 감시·정찰 작전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도 좋지만, 안보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정 장관은 18일 남측 민간인이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낸 데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유감 및 재발방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다음 날 곧바로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동안 이재명 정부의 대북관계 개선 노력을 망상·개꿈·위선 등으로 비난해 온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대응으로 평가된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라는 호칭까지 깍듯이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 12일 담화에서 북한 측이 무인기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정 장관의 적극적인 화답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항공안전법상의 처벌 규정 강화 및 남북관계발전법상 무인기 침투 금지 규정 신설, 접경지역 평화 안전 연석회의 설치·운영 등 재발방지책을 약속했다.


북한의 9차 당대회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남북이 극한 대립을 피하고 대화 무드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반길 일이다. 그렇지만 북측이 "적국" "국경선"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에 비춰볼 때 기존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하루아침에 바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김 부부장은 "공화국 남부 국경 전반에 대한 경계 강화 조치"까지 언급했다. 


이처럼 북측의 대응이 이중적인데도 우리만 앞서가는 것은 대북 저자세를 넘어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기존 9·19 군사합의에 명시한 대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MDL 인근에서 우리 군의 항공기나 무인기 비행이 전면 금지된다.  


반면 북한은 최근 무인기 전문부서를 만들어 전방지역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경험을 토대로 실전적 드론 훈련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북한은 지난 2018년 9·19 군사합의 체결 후에도 2022년 무인기를 용산 대통령실 상공에 침투시키는 등 합의를 3600차례 이상 위반했다. 우리와 달리 민간이 아닌 군 작전용 무인기를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아직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9·19 군사합의 복원은 북측의 대응을 지켜보며 상호 비례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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