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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과 충돌 대비 전면전 태세…“정권 생존 걸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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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2. 19. 10:26

핵시설 보강·지휘권 분산…호르무즈 해협 병력 배치
반정부 시위 재확산 차단…내부 통제 강화
IRAN-CRISIS/IMAGES
이란 이스파한 핵시설 내 터널 입구가 흙으로 매립되기 전과 후의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 위쪽은 2024년 11월 11일(현지시간), 아래쪽은 지난 10일 촬영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의 핵 협상 결렬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안보 태세를 전면 강화하고 있다. 외교적 타결을 모색하면서도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가정한 전쟁 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권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병력을 재배치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분산하는 한편, 핵시설을 요새화하고 국내 반체제 움직임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 같은 조치가 미군의 공습이나 지휘부 제거 공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대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항공모함 2척과 다수의 군함, 전투기를 중동 지역에 전개한 상태다. 이란 안보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종전 이후 가장 심각한 군사적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란은 핵 합의를 위해 일부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의 제안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박탈해야 한다는 미국의 '레드라인'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정부 내부에서는 양측 간 입장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가안보회의 수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란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강요된다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중앙 지휘체계가 타격을 받아도 각 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모자이크 방어' 전략을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군사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병력을 배치하며 억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이스라엘까지 타격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약 200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와 선박을 겨냥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과 대함 순항미사일 등도 상당량 확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핵시설 방어도 강화되고 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란은 이스파한 핵시설과 '픽액스 마운틴'으로 불리는 지하 터널 단지 입구를 콘크리트와 토사로 보강하고 있다. 이는 공습의 충격을 완화하고 지상 침투를 어렵게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과거 핵 관련 활동이 있었던 파르친 군사시설에도 추가 보강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적으로는 반정부 시위 재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와 정보기관은 테헤란 전역에 감시 거점을 설치하고 시위 참가자 색출을 강화하고 있다. 인권단체 집계에 따르면 수만 명이 체포됐고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자 장례식과 추모 행사는 정권 비판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중부 도시 압다난에서는 추모식 도중 반정부 구호가 터져 나왔고, 보안군이 발포로 대응한 영상이 확인됐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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