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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인 줄 알았는데 평가였다”…초등 진로 대화 부족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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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2. 18. 11:23

2020년 대비 ‘매일’ 4.8%p↑…주 2~3회도 2.2%p↑
초등 진로 대화 ‘매일’ 15.0%…5년 새 1.3%p 감소
ChatGPT Image 2026년 2월 18일 오전 11_20_42
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은 부모와 공부·성적 이야기를 '거의 매일'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흥미·적성 등 진로 관련 대화는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정 내 대화가 학업 중심으로 쏠리면서, 아이들이 이를 '관심'이 아니라 '평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5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정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지난해 5월 16일부터 약 4주간 초·중·고 1200개교 학생 2만2911명(초 6751명·중 8278명·고 78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부모와 공부(학습)·성적에 대해 '거의 매일' 대화한다고 답한 초등학생은 30.5%였다. '주 2~3회'(25.9%), '주 1회'(20.0%), '월 1~2회'(14.7%), '두 달에 1회 이하'(8.9%)가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의 학업·성적 대화 빈도는 5년 새 뚜렷하게 늘었다. 2020년 조사와 비교하면 '거의 매일'은 25.7%에서 30.5%로 4.8%포인트(p) 증가했다. '주 2~3회'도 23.7%에서 25.9%로 2.2%p 확대됐다.

중·고등학생은 초등학생보다 관련 대화가 덜 잦았다. 중학생은 '거의 매일' 25.0%, '주 2~3회' 24.2%로 집계됐다. 고등학생은 '거의 매일' 20.3%, '주 2~3회' 23.4%였다.

현장에서는 가정 대화가 성적 중심으로 흐른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침에 아이를 학교 보내기 전 '오늘 받아쓰기 있지?'부터 묻게 된다"며 "진로 이야기도 나누고 싶지만 숙제나 학원 일정이 먼저라 대화가 성적 쪽으로 기울기 쉽다"고 말했다.

반면 '나의 흥미와 적성, 희망 직업, 꿈' 등 진로 관련 대화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초등학생 가운데 '거의 매일' 진로 대화를 한다는 응답은 15.0%에 그쳤다. '주 2~3회'(17.5%), '주 1회'(19.8%)가 뒤를 이었다. 2020년과 비교하면 '거의 매일'은 1.3%p, '주 2~3회'는 2.7%p 각각 감소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성적 중심 대화가 아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초등학교 교사는 "상담을 하면 아이들이 '못하면 혼날까 봐'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성적 확인 대화가 반복되면 아이들은 대화를 평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구진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학부모와 자녀의 진로에 관한 대화가 매우 부족하다"며 "학부모가 자녀와 진로보다 학업·성적에 관한 대화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화의 '횟수'보다 '내용의 균형'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 전문가는 "대화 빈도보다 중요한 건 질"이라며 "점수 확인이 누적되면 아이는 '나는 성적'으로 규정된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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