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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의 ‘용인술’… 성대규 앞세워 ‘신한라이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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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6. 01. 14. 18:02

기업 통합 주도경험 '시너지' 기대
동양-ABL 통합 땐 업계 5위 부상
인재 영입·체질 개선 움직임 관심
'신한라이프 출신으로 신한라이프를 잡는다.'

지난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동양생명 대표로 성대규 사장을 낙점한 배경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다.

성 사장은 현재 업계 '빅4'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두 회사가 통합 출범할 경우 신한라이프와의 자산 격차가 5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임 회장이 성 사장을 동양생명 수장으로 앉힌 건 중장기적으로 신한라이프를 턱밑까지 추격하기 위해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동양생명이 놓인 상황은 신한라이프의 과거와도 유사하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을 통해 출범한 곳이어서다. 성 사장은 지난 2019년부터 신한생명 대표를 지냈고 신한라이프 출범 이후엔 초대 대표로 회사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했다. 임 회장과의 인연도 깊다. 임 회장과 성 사장은 모두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입문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임 회장이 금융위원장이던 시절 성 사장은 보험개발원장으로도 선임된 바 있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에 편입된 동양생명의 대표로 성 사장을 낙점한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금융에 편입된 만큼 동양생명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BL생명과의 통합을 거치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면서 신한라이프의 긴장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성 사장이 누구보다 신한라이프 내부 사정을 잘 아는데다, 최근 동양생명 내에 신한라이프 출신 임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동양생명이 향후 신한라이프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각각 35조7280억원, 19조7436억원이다. 두 회사의 자산을 단순 합산할 경우 55조4716억원으로 불어난다. 현재 자산 기준으로 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60조1718억원)과의 격차가 4조7000억원 수준이 되는 셈이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양사의 격차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동양생명(1132억원)과 ABL생명(803억원)의 순이익 합계는 1935억원, 신한라이프의 순이익은 5193억원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향후 ABL생명과 통합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공식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우리금융 편입 이후 양사의 전략적 시너지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생보업계 5위로 단숨에 오를 수 있게 된다.

물론 신한라이프 역시 만만치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출범 이후 신한라이프는 외형 확대와 함께 조직 안정화에 비교적 빠르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주도했던 인물이 성 사장이라는 점에서 동양생명도 통합 작업이 이뤄질 경우 빠르게 조직 안정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라이프가 느끼는 긴장감은 단순한 자산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동양생명 내부에 신한라이프 출신 임원들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이용혁 CIO(최고운용책임자), 양지영 상무보에 이어 최근 고객IT부문장으로 영입한 한상욱 부사장이 신한라이프 출신이다.

성 사장 역시 신한라이프의 조직 구조와 영업 전략, 상품 경쟁력 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최근 동양생명은 영업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단을 폐지하고 본사에 영업점을 관리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다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업계는 중장기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성 사장이 이끄는 동양생명이 체질 개선과 실적 반등에 성공하고, 이후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신한라이프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 사장이 신한라이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동양생명의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한라이프 출신을 등용하는 것도 합을 맞춰본 인물과 다시 일을 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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