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현금성 자산 바탕 투자 나설듯
美 공장 건설·뷰티테크 확장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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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이 지난해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선포한 이 목표가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3년 만의 '4조 클럽' 재입성을 앞둔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재무 체력을 다지고 있다. 시장에선 이를 단기 유동성 확보를 넘어, 해외 성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한 자본 재배치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조2286억원, 영업이익은 3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71%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3조원대까지 주저앉았던 매출 규모를 다시 끌어올린 것이다.
주목할 점은 실적 반등 시점에 단행된 대규모 자산 매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부터 사옥·물류창고 등 비핵심 자산 6곳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날은 부산·대구 등 사옥 4곳의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며 작업도 본격화됐다. 업계에선 매각이 성사될 경우 총 약 15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 구조 손질도 병행했다. 최근 5년 만의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맞춤형 메이크업 브랜드 '톤워크' 운영 종료와 함께 중국 법인의 설화수 매장 30여 곳도 축소했다. 고정비 부담을 걷어낸 데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유동비율이 300%를 웃돌고, 현금·현금성 자산도 1412억원에 달하는 만큼 향후 해외 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적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가 주목하는 투자 방향은 미주 시장이다. 2023년 해외 매출의 24%를 차지하던 서구권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3%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50%를 차지하던 중국 비중은 29%까지 떨어졌다. 그간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 미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의 결과다.
축적한 재무 여력은 미국 내 첫 자체 생산 기지 마련의 종잣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 캘리포니아 물류센터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물류비 부담을 고려할 때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는 필수 과제로 꼽힌다. 실제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지난해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향후 3~5년 안에 미국 내 물류 및 모듈형 제조 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한 속도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관련 투자 계획이 중장기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뷰티 테크 분야의 신사업 확장 여지도 거론된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해당 분야를 연구개발(R&D) 중심으로만 운영해 왔다. 2014년 홈케어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 출범, 2020년부터 CES에 참가하는 등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했지만 상업화보다는 기술 검증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최근 뷰티 디바이스가 글로벌 뷰티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기술 자산의 사업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엔 '아모레 비스포크 랩' 상표도 출원하며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확대에도 나섰다.
일각에선 2024년 지분 93.2%를 확보한 코스알엑스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이 추가적인 인디 브랜드 M&A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한다. 매출의 약 90%를 미국에서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 코스알엑스는 아모레퍼시픽이 미주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1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확보한 현금 흐름에 대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11만9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8거래일 만의 상승 전환이다. 이는 전년 동기(11만5300원) 대비 약 4% 상승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미주 사업 확장 가능성을 반영해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15만~16만원대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