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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CBR)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서 러시아의 국제준비자산 규모가 약 7639억 달러(약 1128조2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022년 초 약 6300억 달러(약 930조3000억원) 수준이던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서방의 강도 높은 금융·무역 제재가 3년째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만에 110억 달러(약 16조2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루블화 강세와 금 가격 상승, 비우호국 통화 비중 축소에 따른 평가이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에 공개된 수치에는 서방에서 동결한 러시아 해외자산도 포함돼 있다. 그 규모는 약 3000억 달러(약 443조원)로 추정된다.
이는 러시아가 제재 대상이 아닌 외환과 금, 비서방 통화 자산만으로도 상당한 재정적 완충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외환보유고의 통화별 세부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제재 이후 달러와 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과 위안화 등 비서방 자산 중심으로 외화 구조를 재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거래 여건이 이전보다 불리해졌음에도 외환 유입 규모는 유지되거나 일부 시기에는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외환보유고 증가가 곧바로 러시아 경제의 순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첨단 기술 수입 제한과 해외 투자 급감,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 압력 등 구조적 부담이 여전히 누적되고 있으며 경제 성장의 질과 중장기 잠재력은 제재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서방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확대가 제재의 존재 자체를 무력화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서방이 기대했던 급격한 재정·금융 불안도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한 분석가 역시 "제재만으로 러시아의 정책을 바꿀 수준의 경제적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