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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철강의 한계 넘겠다던 포스코, 전기차 신사업 성적표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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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0. 13. 18:01

핵심 계열사 매출 5조원에도 합산 영업손실 165억원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나란히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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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컷
포스코그룹이 철강 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세운 전기차 사업 계열사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시황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EU의 규제 강화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원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본업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돌파구로 키운 전기차 계열사마저 캐즘(수요 정체 구간) 국면에 발목이 잡히면서 신성장동력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실제 전기차 밸류체인 계열사들의 실적 추이를 보면 2년 만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겼지만 영업손실을 냈고 배터리 소재 주력사 포스코퓨처엠은 매출이 크게 줄며 순손실로 전환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전기차 사업 관련 핵심 계열사들(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별도 기준 합산 매출은 4조7882억원, 영업이익은 117억원이다. 2022년만 해도 매출액 4조4603억원, 영업이익은 1810억원으로 견조했고 2023년에는 매출이 5조8896억원까지 불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2년 만에 영업이익이 94% 줄어든 것이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전기차 구동모터코어·전기강판 등을 주력으로 하는 부품 계열사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1792억원으로 전년(1조4324억원) 대비 17.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71억8355만원으로 전년(232억9994만원)보다 26.3% 줄었으나 당기순손실은 374억8489만원으로 전년(272억708만원) 대비 37.5% 확대됐다.

순손실이 커진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캐즘에 따른 모터코어 판매 부진과 함께 사업 개편 비용이 자리한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은 스테인리스(STS) 냉연임가공 사업 철수에 따른 퇴직위로금이 발생하며 비용이 급증했다. 퇴직급여는 205억1857만원으로 전년 대비 41.5% 증가했으며 이 중 157억2375만원이 위로금으로 반영됐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음극재를 생산하는 소재 계열사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3조6090억원으로 전년(4조4572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전년(350억원)보다 17.4%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2220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 및 전방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여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핵심 시설 투자 일정도 지연됐다. 포스코퓨처엠은 GM과 합작한 캐나다 퀘벡주 양극재 제조 설비 투자(연간 3만톤 규모)의 투자 기간 종료일이 2026년 10월 31일로 정정됐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일정보다 지연된 것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과 완공 지연 리스크가 현실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회사는 합작법인(Ultium CAM LP)에 대한 1억달러 규모의 채무보증 계약을 체결해 자금 조달을 이어가는 등 핵심 전략 투자는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무역·에너지·식량 사업이 주력이지만 전기차 부품·인버터 등 친환경차 소재 사업을 일부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2조3408억원, 영업이익 1조1169억원, 당기순이익 5034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체 매출 규모 대비 전기차 관련 부문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매출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비용 구조 악화가 이어지자 회사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공장부지(5만7960㎡)를 다이아몬드공구 기업인 새솔다이아몬드공업에 1069억5130만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자산은 지난해 자산총액(9548억원)의 11.2%에 해당하며 장부가액은 356억4836만원으로 매각 시 상당한 차익이 예상된다. 다만 잔금 지급일이 2026년 9월 22일로 예정돼 있어 단기적 재무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포스코는 그룹 차원에서 북미 전기차 업체와 6000억원 규모의 구동모터코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STS 정밀재 사업을 포스코SP로 이관하는 작업이 내년 5월에 마무리될 예정인 만큼 캐즘 국면을 벗어나고 사업 재편이 완료되면 본업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관계자는 "철수한 사업에서 비용이 크게 발생했지만 전기차 구동모터코어와 전기강판 등 본업 중심의 체질 개선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회복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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