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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도 찾는 ‘엑스블 숄더’… 결실 맺는 정의선의 로봇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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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7. 09. 17:29

항공 정비에 납품되며 상용화 실현
현대차그룹 자체 개발… 성과 두각
내년 글로벌 시장 진출 추진 계획도
사재까지 털어 로봇 사업에 뛰어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투자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현대차·기아 산하 로보틱스 랩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Wearable Shoulder)' 상용화가 실현되면서다. 정의선 회장이 개인 투자자로 나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지 7년, 그룹 내 로보틱스랩을 설립한 지 6년 만에 '로봇 중심 제조혁신'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엑스블 숄더는 지난 8일 첫 납품처인 대한항공에 판매됐다. 해당 제품은 항공기 정비 및 조립 현장에 우선 적용된다.

항공 정비사는 장시간 머리 위 작업을 반복하는 고강도 근골격계 노동에 노출돼 있는데, 이 장비는 상체 근육의 부담을 줄이고 작업 지속시간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 대한항공 측 또한 정비 현장에 해당 장비를 도입하면서 생산성 향상 및 작업자 피로도 경감 등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랩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상업용 제품이다. 로보틱스랩은 그룹 내부 제조현장뿐 아니라 외부 산업현장에서도 활용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어깨 착용 외에도 제품군을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제품을 그룹 계열사 및 국내 제조기업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오는 2026년부터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유럽연합 통합 인증마크 등록기관인 'DNV'로부터 안전성을 증명하는 'ISO 13482 인증'을 받았고, 이어서 5월에는 '기계류 지침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이처럼 로봇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기반에는 정 회장의 적극적인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당시 정 회장은 그룹 차원 투자 외에도 개인 자격으로 직접 지분을 보유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처음으로 지분 20%를 인수하는 데 2400억원을 투입한 이후에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을 21.9%까지 늘렸다.

정 회장의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이유나 기술확보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로봇'에서 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직후인 2018년 사내 로보틱스랩을 설립해 독자 기술개발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첨단 보행로봇 등 미래형 연구 중심이었다면,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랩은 실증 기반 착용형 로봇 및 물류로봇 등 상용화 가능한 산업용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2018년 연구에 착수한 후 2022년부터는 시제품을 활용해 현대차·기아 국내외 생산 공장에 시범 적용하며 성능을 지속 향상시켜 왔다. 이 과정에서 300여 명에 달하는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다양한 요구사항을 청취해 왔으며, 이를 적극 반영해 지금의 엑스블 숄더를 완성할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엑스블 숄더를 단순 보조기구가 아닌, '근로환경 개선형 스마트 웨어러블 솔루션'으로 보고 있다. 이번 납품을 시작으로 산업군별 특화형 웨어러블 로봇 시리즈를 확대할 계획이다.

'엑스블 숄더'에 이어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해 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 보행 약자의 재활을 위한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통해 그룹 내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 제조기업·물류센터 등 B2B 시장을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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