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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SK텔레콤,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불법 마케팅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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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07. 08. 16:18

김영진
산업부 김영진 기자
최근 해킹 사고로 큰 혼란을 겪었던 SK텔레콤이 경쟁사들의 불법 마케팅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며 더 이상 수세적 입장에 머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SK텔레콤의 조치로 무질서했던 경쟁 환경이 건강함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사상 최대 규모의 고객 보상안과 정보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피해를 입은 고객들을 위해 위약금 전액 면제는 물론 글로벌 최고 수준의 모바일 솔루션을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보안 체계 재편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보안 투자를 단행하고 정보보호 인력도 올해 안에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미국 아마존과 삼성전자 출신의 이종현 박사를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영입하고 보안 조직도 CEO 직속으로 격상했습니다. 또 100억원 규모의 보안 기금을 조성해 인재 양성과 생태계 활성화에도 나선다고 합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사고가 실적에도 큰 타격이 될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고객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단기 실적 악화를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안이 강한 신뢰받는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번 혁신안은 SK텔레콤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고객 보호와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들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경쟁은 더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SK텔레콤의 어려움을 틈타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가입자 확보를 위한 시장 과열 양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피해가 막심한 해킹 사태를 마케팅 기회로 삼는 일부 영업 행태는 고객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신 스마트폰을 정상가보다 80만원 가까이 싸게 판매하는 불법 보조금 지급도 확인이 됐고요.

결국 SK텔레콤은 칼을 빼들었습니다. 지난 7일 경쟁사 KT가 불법 보조금과 소비자 불안 조성 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공식 신고서를 제출한 겁니다. 방통위도 이날 이동통신 3사 마케팅 임원을 불러 위법 행위 적발 시 즉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KT 측은 "일부 지역 유통망의 일탈일 뿐"이라며 본사의 지시는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불건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는 공문도 이미 내려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SK텔레콤의 이번 대응은 단순히 위기를 방어하는 차원을 넘어 통신 시장의 무질서한 경쟁 환경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이 이번 반격을 통해 고객 신뢰를 되찾고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로 통신업계 역시 건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보여주어야 하겠죠. 불편함을 주는 마케팅이 아닌, 자사의 강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통신사에 대한 신뢰도 다시 높아질 테니까요.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으로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통신 시장이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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