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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ATM 무제한 수수료 면제’ 폐지…카뱅·케뱅과 반대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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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기자

승인 : 2025. 06. 30. 16:03

8월 1일부터 월 30회까지만 수수료 면제
ATM 이용 잦은 현금 중심 고객 불편 가중
토스뱅크 로고
토스뱅크 로고/토스뱅크
토스뱅크가 대표적인 소비자 혜택을 축소한다. 오남용 거래 방지를 이유로 오는 8월부터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제한 면제 정책을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ATM 월 이용 수수료를 한 달 30회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이 횟수를 넘어설 경우 수수료가 부과된다. 출범 초기 'ATM 무제한 무료' 등 생활 밀착형 혜택으로 고객 수를 빠르게 확보했지만, 비이자이익에서 적자가 지속되자 핵심 혜택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경쟁사와 대비되는 행보다. 케이뱅크가 올해 브랜드 ATM에 한해 무제한 혜택을 새로 도입하고, 카카오뱅크가 수년간 연간 600억원 안팎의 수수료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무제한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토스뱅크 측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월 30회 미만으로 ATM을 이용하는 만큼, 고객이 느끼는 실질적인 혜택 축소는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토스뱅크가 고객 유치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던 것이 수수료 면제였던 만큼, 이번 수수료 면제 폐지 정책으로 이용자의 불만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8월 1일부터 ATM 입출금 및 이체 수수료를 월 30회까지만 면제하고, 이후 초과 시에는 이용 항목과 기기 종류에 따라 건당 500~15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은행기기 기준 출금 수수료는 500원, 입금 수수료는 은행별로 다르다. 제휴 VAN사 기기를 이용할 경우 출금은 1200원, 입금은 15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당행 이체는 500원, 타행 이체는 최대 1000원이다.

ATM 수수료 면제는 별도 조건, 기기 구분, 횟수 제안이 없다는 점에서 토스뱅크의 주요 혜택으로 자리 잡았다.

해당 정책을 변경하는 주된 이유는 오남용 거래 방지다. 하루 수십 회 반복 입출금하거나 외국인 명의로 송금하는 세탁성 거래, 1000원~1만원 단위 소액 반복 인출 등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의 작년 ATM 관련 수수료 비용은 약 206억원으로, 이 중 약 10%(18억3000만원)를 오남용으로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토스뱅크는 전체 고객의 99.7%가 월 30회 미만으로 ATM을 이용하는 만큼, 일반 이용자 대부분에게 실질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일부 과도하게 이용하는 고객들의 행동 패턴에 기반해 ATM 입출금 횟수에 제한을 두게 된 것"이라며 "낭비되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대다수의 고객들에게 더 많은 편익이 돌아가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방어를 위한 비용 절감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수수료 수익으로 372억원을 올렸지만, 비용은 526억원이 발생하는 등 154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작년 발생한 총 수수료 비용 약 1761억원 중 ATM 이용과 관련된 'CD/ATM지급수수료'는 217억원으로 12%를 차지했다. 해당 수수료 비용은 2021년 5억6000만원에서 2022년 80억원, 2023년 160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들은 오히려 수수료 무제한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며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전국 모든 ATM에서 무제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유지하는 중이다. 케이뱅크는 은행 및 VAN기기 이용은 월 30회까지 무료이지만, 올해 4월부터 브랜드 ATM에 한해 무제한 수수료 면제를 새로 도입하는 등 혜택을 늘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기존에 전면 무제한 혜택을 제공해오다 이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후퇴하면서, ATM 이용이 잦은 자영업자, 고령층, 현금 중심 이용자들 사이에선 불편이 우려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이 필요한 고객 입장에선 1회 출금 한도가 100만원, 1일 한도는 600만원으로 제한돼, 반복 인출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며 "이를 봤을 때 오남용의 기준이 모호하고, 수수료제한이 부과될 시 실질적으로 필요한 고객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환 인하대 교수는 "토스뱅크 측은 일반적인 고객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수료에 대한 개념이 불명확한 만큼 손해라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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