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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살 마비노기 스토리 살린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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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6. 26. 17:51

20년간의 스토리, 그 다음을 쓰는 법 - '마비노기' 26&27;번째 메인 시나리오 포스트모템'
전유진 마비노기 시나리오 기획자. /이윤파 기자
시간이 갈수록 완성도 높은 '신의 한 수'를 보여줘야 하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26일 NDC25에서 전유진 마비노기 시나리오 기획자가 '20년간의 스토리, 그다음을 쓰는 법 - '마비노기' 26&27번째 메인 시나리오 포스트모템'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이미 많은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음에도, 매번 재미있는 새 시나리오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고민과 부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비노기의 신규 메인 스토리 G26 운명의 바람과 G27 안락의 정원을 작업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돌아봤다. 

전유진 기획자는 이런 상황을 "바둑알이 놓을 곳이 없음에도 항상 신의 한 수를 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을 맞이한 시나리오 기획자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마비노기 시나리오 성공 요인 분석. /이윤파 기자
마비노기에는 이미 수많은 소재가 사용됐고, 캐릭터 이미지가 있는 캐릭터만 400명이 넘는다. 먼저 마비노기의 성공 요소를 분석했다. 전 기획자는 켈트 신화를 기반으로 한 차별적인 세계관, 다양한 서사를 갖춘 캐릭터, 몰입감을 유발하는 시나리오 등을 기존 마비노기 스토리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전유진 기획자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존 시나리오 성공 방향에 충실하게 G26 운명의 바람을 만들어갔다. 세계관에 맞게 서사의 분위기를 맞춰 가며 빌런의 서사를 강조하고, 서술 방식도 이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맞췄다. 이전 서사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고자 이전의 주요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라이브 서비스 시나리오의 딜레마. /이윤파 기자
이처럼 기존의 성공 공식에 충실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처음 퀘스트를 받은 유저 중 59%의 유저만이 퀘스트를 완수했다. 유저 사이에서도 스토리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자 전유진 기획자는 실패 요인을 분석했다. 

전유진 기획자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스토리의 딜레마를 눈치채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 플레이어들은 시나리오 이해도가 높고, 많은 이야기가 진행된 탓에 반전 소재도 고갈되고, 플레이어가 너무 강해져서 시나리오 위기 상황에 공감이 어려운 문제도 있다.
라이브 서비스 시나리오 딜레마의 카운터 전략. /이윤파 기자
전유진 기획자는 이런 문제에 대한 카운터 전략을 하나하나 준비해 가며 G27 안락의 정원 집필에 나섰다. 

먼저 기존과 다른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달성해야 하는 기획 의도를 먼저 생각하고, 이를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했다. 

인간의 이야기를 강조하기 위해 스토리 중심 소재를 인형이 사는 낯선 도시로 결정했다. 여기에 마비노기 고인물들을 위한 특수한 떡밥을 사용했다. 플레이어들이 이미 아는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또한, 스토리에 관심 없는 유저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대사로 끊임없이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했다. 

반전 소재 고갈에 대한 문제도, 기존에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사소한 떡밥을 재창조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여기에 너무 강해진 주인공에게 위기감을 주기 위해서 '사칭'이라는 컨셉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파격적인 연출로 완성도를 높였다. 
시나리오 기획자는 어떻게든 답을 찾는다. /이윤파 기자
이런 변화는 제대로 적중했다. G27 첫 번째 퀘스트를 완료한 플레이어 중 80%가 끝까지 클리어했다. 앞서 G26을 59%의 유저들이 완수한 것에 비교해 유의미한 변화였으며, 유저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이 나왔다. 

전유진 기획자는 발표를 마치며 "기존의 것을 잘 파악하되 갇히지 말자"는 내용을 강조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특성상 앞으로의 스토리 역시 '신의 한 수'를 둬야만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어떻게든 답을 찾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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