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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 AMD에 공급…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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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5. 06. 15. 15:16

HBM4 양산 준비를 앞둔 삼성의 기술 검증 과정
고객사 확보·패키징 경쟁력, HBM 시장 핵심 변수
삼성HBM제품사진
삼성전자의36 HBM3E 12단제품./삼성전자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고객사 다변화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세계 2위 AI 반도체 기업 AMD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공식 채택하면서, 삼성의 HBM 사업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350' 시리즈에 탑재되는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AMD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기술행사에서 "삼성과 마이크론의 HBM3E 제품이 MI350X·MI355X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HBM3E는 고성능 GPU 및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차세대 메모리로,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발열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의 HBM3E 12단 제품은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수직 적층해 총 36GB 용량과 최대 1280GB/s의 대역폭을 구현했다. 발열 해소를 위한 어드밴스드 TC NCF(비도전성 필름) 공정도 함께 적용됐다.

삼성전자가 AMD에 HBM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고객사 다변화를 위한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풀이된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을 확보하며 HBM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삼성도 고객사 확보를 통해 반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업계는 이번 공급 계약이 단순한 고객사 확보를 넘어 HBM4 양산 준비를 앞둔 삼성의 기술 검증 과정으로 보고 있다. HBM4는 적층 수와 소비 전력이 더 크기 떄문에 고성능 열처리 기술과 고속 신호처리를 위한 첨단 패키징 공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삼성은 차세대 제품 대응을 위한 패키징 설비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충남 천안캠퍼스에 HBM 전용 첨단 패키징 생산라인을 신설 중이다. 약 28만㎡에 달하는 기존 디스플레이 라인 부지를 활용해 2027년까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갖출 계획이다. 기존 온양캠퍼스의 패키징 생산능력이 한계에 이른 만큼, 천안은 향후 HBM 공급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인프라 확충은 HBM4 양산과도 직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컨벤셔널 패키지도 여전히 수요가 있으니 기존 온양은 컨벤셔널 패키지 생산을 유지하고, 추가로 천안에 패키지 라인을 만들어서 HBM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택캠퍼스 일부 클린룸을 패키징 전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공정을 통합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팹' 형태로, 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또한 신소재 인터포저와 저전력 설계 기술도 병행 개발하며, HBM 제품의 발열 제어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을 위한 기반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생산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중국 수저우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도 약 1400만 달러(약 200억원) 규모의 장비 투자를 단행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패키징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 규모는 올해 46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AMD 등 AI 반도체 기업의 수요가 차지하고 있으며, 고객사 확대와 패키징 기술 격차가 향후 경쟁 구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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