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통령 투표하는 대학생 '눈길'
1일차 투표율 19.58% 870만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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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시민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성일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1시 36분께 서울 종로구 사직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엔 입구부터 유권자 146명이 88m가량 줄을 섰다. 이 대기행렬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길어졌다. 점심을 먹고 사전투표소를 찾은 직장인과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러 온 모녀, 광화문 출장을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이들까지 뙤약볕 아래에서 손부채를 부치며 순서를 기다렸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50대 김모씨는 "출장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투표를 하게 됐다. 국민들의 상처가 회복되고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 권리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주민센터의 사전투표소는 관내 주민을 위한 투표 경로는 조용했지만, 관외 시민들을 위한 투표 경로는 사전투표를 위해 몰린 직장인들이 약 300m 늘어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시민들의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지자 주민센터 측은 대기줄 중간중간 '여기서부터 약 30분 소요' '1시간 소요 예정' 등 입간판을 세워 시민들의 불만토로를 해소하려 노력했다. 점심시간 내 투표를 마쳐야 하는데 장시간 기다리던 직장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박모씨(47)는 "본투표날엔 시민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사전투표소에 나왔다"며 "더운 날씨에 너무 오래 기다려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출근 전부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오전 7시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유스센터 1층 사전투표소엔 정장을 갖춰 입은 직장인 등 10여 명이 줄지어 서있었다. 직장인 이모씨(47)는 "요즘 나라 돌아가는 걸 보면 참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출근 전에라도 꼭 투표하고 싶었다. 이렇게라도 제 의사를 표현해야 할 것 같아 나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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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생애 첫 대통령 선거 투표를 하는 대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이화여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정모씨(20·여)는 "대통령 선거 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나라 지도자를 내 손으로 뽑는 만큼 뿌듯하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사전투표소에 배치된 선거 사무원들의 부축을 받고 투표소로 향했다. 지모씨(79)는 "원래 주소지는 옆 연희동이지만 빨리 투표해야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다는 생각에 첫날 오전 방문했다"며 "이제 할 일을 해 후련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기념사진을 속속 게재하는 등 유권자 '인증샷'도 다수 목격됐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52분 기준 사전투표율은 19.58%였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869만1711명이 투표를 마쳤다.
/정민훈·설소영·박주연·김홍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