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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대문은] 홍제천 카페폭포, 시작은 평범했지만…천하의 ‘효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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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수 기자

승인 : 2025. 05. 20. 09:37

홍제천·인공폭포와 어우러져 핫플로 떠올라
시민·외국인에 인기, 200만·매출 27억 돌파
주민 일자리 만들고, 수익은 장학금으로
이성헌 구청장 "문화콤플렉스로 거듭날 것"
서대문 홍제천 카페폭포1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홍제폭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카페폭포에서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서대문구 직원과 주민들에게 홍제천 인공폭포 앞 '카페 폭포'는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부가가치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진행형 베스트셀러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수변감성도시 1호 공약으로 2023년 4월 소박하게 시작한 카페 폭포가 시민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선 인프라. 시작은 서대문구청 수익사업으로 평범했지만 카페가 성공하자 서대문관광안내소가 들어섰다. 방문객이 증가하자 부설주차장을 확장해 근사한 '홍제폭포광장'을 만들었다. 겨울엔 이곳에 텐트 캠핑존을 만들어 젊은이들의 야장(야외에 테이블을 펼쳐놓고 하는 장사에서 비롯된 말)문화를 끌어들였다. 자연과 어울리는 도서관(아름인도서관)은 문을 열자 마자 주민과 학생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카페 앞 수변 테라스에서는 청년음악인들이 매달 정기 미니콘서트를 진행하면서 보다 큰 무대를 꿈꾸고 있다. 카페는 2층 증축을 통해 청년작가들에게 작품 전시공간으로 내주었다.

카페가 단순히 힐링 공간이 아니라 작은 문화 콤플렉스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서대문 홍제천 카페폭포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홍제폭포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카페폭포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재훈 기자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니 사람이 몰리고 사업이 번창했다. 이들 공간은 일자리를 필요로 했고, 그 혜택은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카페 누적 방문객은 이미 200만명을 돌파했고, 누적 매출액은 27억원을 넘어섰다. 이 금쪽같은 돈(수익금)은 주민 일자리는 물론 서대문지역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됐다. 서대문구가 수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통해 미래에 투자를 한 것이다. '청년희망드림기금'이 만들어져 '행복장학금'으로 자리 잡았다.

카페 개장 1년만인 지난 해 5월 장학금 1억원을 지급했다. 청소년 60명이 혜택을 봤다. 그해 10월에도 장학금 1억원이 학생 54명에게 전달됐다. 카페가 문은 연지 1년 남짓 만에 모두 2억원의 거액이 학생들 공부에 종자 돈으로 사용된 것이다.

구청 직원들은 지난 봄에도 장학금을 마련하려 회계장부를 검토하다가 깜짝 놀랐다. 상반기에만 지난 해 2배가 넘는 2억 100만원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커피 한 잔, 두 잔이 모여 고귀한 상생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지역사회 재투자를 통해 미래 인재들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카페 매출이 순조롭다면 구청은 하반기에도 거액(?)의 장학금을 지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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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카페폭포를 찾은 시민들이 홍제폭포를 바라 보며 음료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직원들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카페가 인기를 끈 이유로 도심과 가까운데다 홍제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로 접근성이 좋고, 카페앞 홍제폭포와 홍제천, 인근 숲이 우거진 안산 자락길과 황톳길 등이 이들의 발길을 이끈 것이다.

카페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근 자영업자들에게도 긍정 효과를 주고 있다. 직원들은 지역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손님들이 다른 매장의 음료와 먹거리를 들고 와도 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카페가 성공하자 이 구청장과 직원들에게 '숙제'도 생겼다. 주민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은근히 '제 2의 카페 폭포' 아이디어를 '압박(?)하고 있다.

이성헌 구청장은 "카페 폭포 옆 문서창고를 깔끔하게 리모델링 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시설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청 직원들도 아직은 공개할 상황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모아 모종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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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홍제폭포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카페폭포에서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서대문 홍제천 카페폭포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홍제폭포를 찾은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카페폭포에서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한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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