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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격변의 시대, 총수의 승부수]‘기술력 자부심’ 장인화, 美 거점 삼아 포스코 100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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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5. 04. 24. 17:45

현대차와 美 제철소·배터리 협력 결단
40여 년 정통 포스코맨 '경험과 뚝심'
1분기 영업익 5680억·매출 17조 선방
2조 현금 확보 목표… 미래사업 투자
미국 현지 제철소 건설 투자 결단과 현대차그룹과의 배터리 소재 협력까지, 안팎의 혼돈 속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전격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연매출 72조원, 국내 재계 서열 5위 글로벌 기업임에도 미국 생산 거점이 없는 포스코는 전보다 더 강한 자국우선주의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저가 공세에 이미 그룹 시름이 깊어진 상황, 돌파구 마련에 골몰했던 장 회장은 취임 만 1년 만에 대규모 미국 투자를 결단하며 앞선 9명의 수장들이 가지 않은 새 길 개척에 나섰다.

경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지금, 장 회장이 조단위 미국 투자를 결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원으로 입사해 지난해 그룹 회장에 오르기까지 40여 년의 세월을 포스코와 함께해 온 '뼛속까지 포스코맨' 장 회장이 누구보다 포스코의 기술 저력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장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대미 투자 파트너로 맞으며 리스크를 분산한 점도 미국 개척 행보의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美 생산 거점 확보…인도 이은 '완결형 현지화' 쾌거

24일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조4370억원, 56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1.7% 줄었다.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4730억원 늘어, 불확실성이 큰 경영환경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장 회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각종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 현금을 쌓으며 미래를 위한 무거운 행보를 고심해 왔다. 이번 루이지애나 제철소 공동투자 역시 지난해부터 현대차 측과 논의를 이어온 결과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은 취임 이후 미국을 비롯해 인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 고성장·고수익 시장에서의 철강사업 입지 강화를 위해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구상해 왔다. 이번 미국 제철소 투자는 지난해 인도 최대 철강그룹 JSW그룹과 현지 합작 프로젝트 결단에 이은 쾌거다.

현재 미국 내 가공센터 한 곳(포스코AAPC)만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는 현대차그룹과의 제철소 합작으로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세계 최대 철강 시장인 미국 매출 확대는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한 그룹의 핵심 과제다.

업계는 포스코가 현대차그룹과 연대해 투자 리스크를 줄이면서 미국에서의 다음 스텝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보고 있다. 장 회장은 루이지애나 제철소 투자를 진행하며 현지 추가 사업 기회를 구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회장이 올해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글로벌통상정책팀'을 꾸린 것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포석이다.

◇고부가·이차전지 소재 경쟁력 강화…올해 2조 실탄 확보

장 회장은 고부가제품 '고망간강'과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를 중심으로 포스코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포스코가 지난 2013년 자체 개발한 고망간강은 LNG 탱크용 소재로 쓰이는 니켈합금강을 대체하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풍부한 망간은 니켈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이 안정돼 경쟁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북부 초대형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현실화 하면 LNG 저장시설, 운반선 등의 수요가 늘어 포스코의 고망간강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이렉스의 경우 오는 2030년 상용화 기술을 완성해 탄소중립 시대 경쟁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장 회장은 해외투자 확대와 기술력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행보를 취임 이후 꾸준히 이어왔다. 장 회장은 지난해 저수익 사업·비핵심자산 구조 개편으로 현재까지 약 9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올해 말까지 총 2조1000억원의 누적 현금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얻은 자금은 철강 경쟁력 제고와 이차전지 소재 같은 유망 미래사업에 적극 투자한다.

올해 8조8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포스코는 광양 전기로 신설,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2단계, 호주 세넥스에너지 증산 등 그룹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장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투자에 대해 "적기에 하되, 소극적이지 않겠다"고 하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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