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아이돌과 다를 바 없어" 한목소리
전문가 "사람보다 콘텐츠 확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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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단순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가상의 아이돌과는 다른 문법을 지녔다. 실제 아티스트들이 모션 캡처 장비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가상현실에 그대로 반영돼 생동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 통해 플레이브 다섯 멤버는 음악방송, 팬미팅, 쇼케이스까지, 보통 아이돌과 다를 바 없는 스케줄 소화를 하며 커다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발매된 세 번째 미니앨범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는 등 현재 최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날 카페 앞에서 만난 팬들은 기존의 K팝 아이돌 팬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30대 여성이라고 밝힌 황모씨는 "플레이브 2주년 팝업 때 전시했던 것들을 옮겼다고 해 구경하러 왔다"며 "카페에서 사진도 찍고 앨범도 구매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팬 김모씨는 멤버 '노아'를 좋아한다며 수줍게 고백했다. 김씨는 "노아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춘다. 무엇보다 너무 귀여워서 입덕을 해버렸다"며 "10년 만에 좋아하게 된 아이돌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늘 멤버 '밤비'가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인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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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만난 팬들은 '사람과 다른 게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한목소리로 "차이가 없다"고 했다. 플레이브를 좋아한지 일 년이 됐다는 한 20대 여성팬 김모씨는 "10대 때부터 아이돌을 좋아했다"며 "플레이브도 보통의 K팝 아이돌과 다를 바가 없는데 신기해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멤버들이 주기적으로 온라인 방송을 한다"며 "팬 서비스가 오히려 다른 아이돌보다 좋다. 오늘 저녁에는 침대에 누워서 멤버들 방송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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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에는 콘텐츠 확장성, 1020 세대의 새로운 콘텐츠 소비문화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보름 한성대학교 문학문화콘텐츠학 교수는 "버추얼 아이돌은 사람보다 콘텐츠 확장성이 더 크다"며 "과거에는 아이돌을 직접 만나는 물리적인 접점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는 그 자체가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버추얼 아이돌은 다양한 플랫폼에 자유롭게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들은 이상적인 아이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사건·사고에 대한 위험성이 낮은 만큼 팬들이 감정적으로 소모하거나 배신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