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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고덕신도시에 자리잡은 고덕공공하수처리장, 이곳 시설이 이른바 '멈추기 일보직전'이다. 하수처리 기술에 핵심인 '분리막'과 '드럼 스크린' 대부분이 성능 저하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난해 4월 감사원 감사결과 때문이다.
6일 평택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환경업계 등에 따르면 이 시설은 하루 최대 10만8000톤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엔 총 322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시설은 4만1238㎡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로 펌프실과 침사지, 탈수시설, 중앙제어실 등이 만들어졌다. 시공 당시 고덕공공하수처리시설은 당시 국내 최고 수준의 A2O(혐기-호기)와 MBR(막분리 활성 슬러지) 공법을 채택해 하수의 유기물과 질소, 인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최첨단 기술이라고 자평했다.
수처리 과정은 크게 △유입(조목스크린, 세목스크린) △유량 조정조 △1차·2차 처리(생물반응조와 분리막조) △탈리액·방류로 이뤄진다. 여기서 처리된 물은 인근 대곶천과 안성천으로 흘러 최종 서해바다로 빠져 나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설이 2년 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처리 용량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하루 5만톤가량의 하수처리조차 정상적으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러운 물을 1차적으로 처리하는 드럼 스크린과 2차 처리과정인 분리막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드럼 스크린은 쉽게 말해 종이, 머릿카락 등 섬유상 물질을 걸러주는 장치, 분리막 역시 미세물질을 제거해 께끗한 물을 통과 시키는 장치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수기 필터로 이해하면 된다.
LH평택사업본부 이수종 소장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결과 드럼 스크린 설비보완, 손상된 분리막 교체후 정상가동 방안을 마련하라는 결과를 받았다"며 "고덕공공하수처리장 시설물 교체를 위한 설계가 진행 중이며, 오는 6월경 설계가 완료되면 교체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 A씨는 "민간 개발로 이뤄지는 수처리시설 사업 대부분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격이) 싼 자재를 쓰다보니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며 "고덕공공하수처리장 역시 당초 설계부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이런 공공시설에 문제가 생기지 않기 위해선 민간이 아닌 행정당국(관리청)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택시 상하수도사업소 이윤영 하수과장은 "LH로부터 고덕하수처리장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아야 할 시기가 많이 늦었다"며 "평택시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LH측과 지속적인 협의 등을 통해 모든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