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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연세대 교수팀 “바다가 식는 데 걸리는 시간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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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02. 17. 10:27

해양의 온도 회복 속도, 지난 40년간 절반으로 감소
바다의 회복력 저하, 해양폭염 지속 시간 증가와 직결
기상·기후 분야 학술지 'Nature Climate Change' 게재
1.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하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이채형 연구원 대기과학과 석사과정생일 때 진행한 연구, 최연주 박사, 조아진 박사과정생. /연세대
바다가 뜨거워졌다가 다시 식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차 더 길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연세대에 따르면 송하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공위성 관측자료를 분석해 지난 40여 년 동안 해양의 온도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 6일(현지시간) 게재됐다.

바다는 온도가 올라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해수면 온도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 평균 10일 정도 걸렸지만, 2020년대에는 20일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래 회복력이 약했던 지역에서 이 둔화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다가 쉽게 식지 않으면 해양 열파(이상 고수온 현상)의 빈도와 지속 시간이 증가할 수 있다며,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구팀은 해양의 온도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표층 해양(수면 가까운 바다)의 성층화가 강화되면서 바닷물 층이 뚜렷하게 나뉘고, 따뜻한 표층수와 깊은 바닷물이 잘 섞이지 않게 됐다. 이로 인해 열이 바다 깊숙이 전달되지 못하면서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또 바람이 강해지면서 혼합층이 깊어져 해수를 강하게 뒤섞는 과정에서 온도가 내려가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해류와 해양 내부 순환이 약화되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느려지고, 바닷속으로 열을 이동시키는 자연적인 조절 기능이 저하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해양이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해양이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초과 열을 흡수하는 능력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다가 쉽게 식지 않으면 기후 변화가 더욱 심해지고, 해양 생태계도 더 큰 열적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송하준 교수는 "해양 열파의 지속 시간이 증가하면서 바다 생태계가 극단적인 온도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해양의 변화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제1저자인 이채형 연구원(현 콜로라도대 박사과정)이 연구에 참여했다.

2. 논문 사진
이상 해수면 온도의 (a)평균지속시간과 (b)경향. (c-g)각 대양에서의 이상 해수면온도 지속시간(빨간선)과 해양열파 지속시간(검은선)의 시계열. /연세대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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