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고득점 기원하는 불경과 성호로 합격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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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로서 대신 해줄 수 있는 게 정성어린 기도뿐입니다. 부디 준비한 만큼 수능 잘 끝내기만을 바랍니다."
불편한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온 이모씨(77·여)는 손자의 '수능 염원'을 담은 양초를 들고 기도를 했다. 이씨는 100일 동안 매일 봉은사를 방문해 '학업원만성취 100일 관음기도'에 참여해왔다. 이씨는 "얼마 전에 손자 얼굴 보고 왔는데 수척해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며 "수능 당일에 열리는 특별기도에 참여해 수능 시작부터 끝까지 손자를 위해 기도할 예정"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수능이 다가오면서 자녀들의 성공적인 시험을 염원하는 부모들의 열렬한 기도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이 시험만을 위해 노력해온 자녀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자녀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눈물겨운 부모들의 마음이 전국의 사찰과 성당, 교회 등에서 표현되고 있다.
이날 봉은사 대웅전에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스님의 목탁 소리에 맞춰 '수능 염원' 기도를 올렸다. 한은미씨(50·여)는 재수를 하는 아들을 위해 부산에서 올라와 1년째 서울에서 거주하며 봉은사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한씨는 "아들이 1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수능에서 컨디션 조절을 잘해 실수만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는 '자녀를 위한 화엄 기도'가 열렸다. 이 기도는 지난 7월부터 매일 이 시간에 진행되고 있다. 이날에도 대웅전 내부는 120여명의 신도들이 자리를 꽉 메웠다. 권희숙씨(45·여)는 "아들이 요새 부쩍 긴장한 내색을 내비쳐 걱정된다"며 "마음 편하게 수능 봤으면 하는 마음에 기도하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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