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신기술 공개 '언팩' 행사
한전 '슈퍼커패시터' 공개…아일랜드 수출
DC 전환 선언도…전기요금 절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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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전은 광주 KD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빅스포) 2024'에서 이같은 DC 비전 선포와 함께 '주파수 조정용 슈퍼커패시터' 등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올해 빅스포는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열렸으며, 특히 10년 만에 처음으로 신기술과 제품을 공개하는 언팩(UNPACKED) 행사를 개최했다.
언팩 행사에서는 △한국전력 △LS일렉트릭 △LS전선 △HD현대일렉트릭 △아모지(AMOGY) △스탠다드에너지 △포네이처스 △코리아모빌리티 등 8개사가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한전은 '주파수 조정용 슈퍼커패시터' 기술을 최초 공개했다. 슈퍼커패시터는 초고용량 축전기로, 전하의 흡탈착을 통해 전력을 충전하고 전력을 내보내는 장치를 말한다. ESS(에너지지정장치) 중 하나지만, 일반적인 ESS보다 수명을 1.5배 향상시킬 수 있다.
박병준 한전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슈퍼커패시터는 장시간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데 뛰어나지만, 잦은 주파수 변동에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한전은 에너지밀도·출력·전압·수명·작동온도·안정성 등 6가지 특징의 균형을 맞춘 슈퍼커패시터를 개발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개발한 슈퍼커패시터는 기존 슈퍼커패시터보다 에너지밀도가 5배 이상 높으며, 기존 리튬배터리보다 △수명 50배 향상 △충전속도 30배 향상 △경제성(비용절감) 20% 향상 등을 이뤄냈다. 1년 동안 1㎿급 실증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주파수 조정을 해왔고, 그 결과 한전은 재생에너지 비중 40% 이상에 달하는 '아일랜드'에 이 신기술을 수출하기로 했다.
나이젤 린스 럼클룬에너지 사장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80% 비중을 달성해야 하는 가운데 주파수 등 계통연계에 대한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전의 슈퍼커패시터 기술이 있다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 기술이 아일랜드 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신기술 전시회는 한전 등 전력그룹사 부스가 크게 자리 잡았다. 발전 자회사들은 태양광 등 각 발전사별로 집중하고 있는 신기술과 사업을 전시했다. 남동발전은 탐라해상 풍력발전단지, 서부발전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처리기술, 남부발전은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중부발전은 압축공기저장 발전시스템, 동서발전은 영농형 태양광 등이다.
특히 한전은 태양광·풍력·전기차·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수요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력손실량을 줄이기 위해 'DC배전'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했다. 통상 생산된 전력은 직류 전원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AC(교류)전원으로 바꿔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변환 단계를 줄이게 될 경우 전력선 절연성능을 낮출 수 있어 선로구성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 DC 전력계통은 지금의 AC 전력계통과 비교해 주파수 안정도, 전력손실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통 효율을 높여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전기요금 절감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축사를 통해 "태양광, ESS, 데이터센터 등에서 DC를 직접 연결하는 미래형 전력망을 구축해 나가겠다"며 "합리적인 DC 요금제를 마련하고, 안정적인 DC 전력망을 위한 건설과 운영 기술, DC 기자재개발에 적극 투자하겠다. 또한, 한국이 주도하는 DC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하여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빅스포는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3일 간 개최된다. 주요 행사로 △언팩(신기술 공개) △신기술 전시회 △국제컨퍼런스 △국제발명특허대전 등이 있다. 올해 빅스포에서는 152개 기업이 참여, 총 310개 부스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