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투데이갤러리]아니카 이의 ‘포개어진 허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30010017127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0. 30. 15:28

대표작품 4_포개어진 허파_2023-2024
포개어진 허파(2023~2024 PMMA 광섬유, LED, 실리콘, 아크릴, 에폭시,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강철, 황동, 모터 및 마이크로컨트롤러 118.1x74.3x74.3cm)
아니카 이는 냄새, 박테리아, 튀긴 꽃과 같은 독특한 재료를 사용한 실험적인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시각, 후각, 미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작업에 끌어들인다. 최근에는 기계, 균류, 해조류 등의 비인간 지능을 탐구하고 인간중심적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는 미래적인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듯한 세포를 닮은 아니카 이의 '방산충' 연작은 전시 공간에 부드럽게 물결치듯 매달려 있다. 섬세하게 짜인 광섬유 표면을 따라 빛의 파동이 깜박이면 내부에 있는 기계장치가 드러난다. 이 기계 생명체는 인공물과 유기체 사이의 소통을 상상하는 작가의 '기계의 생물화'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작가는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처음 등장한 단세포 동물성 플랑크톤인 방산충 류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복잡한 유리 같은 껍질로 유명한 이 원생동물에는 1만5000개가 넘는 종이 있다. 각기 다른 종을 구현해 만들어진 아니카 이의 작품들은 독특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촉수를 리드미컬하게 말거나, 아코디언처럼 숨을 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관람자에게 심장 박동을 연상시키면서, 유기체와 인공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리움미술관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