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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호소 병원 적립금은 수천억… “인건비·공공의료 활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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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4. 10. 20. 17:47

빅5 병원 경영난 호소
병원측 "고유목적금, 경영 손실액과 목적 달라"
서울대병원 노조, 31일부터 파업 예고
임시공휴일에도 정상진료 중인 대학병원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연합.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로 대형병원이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병원이 적립해 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활용 필요에 대한 병원과 의료노조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일 의료계 안팎에서는 경영난 해소를 위해 병원이 쌓아 놓은 고유목적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유목적금은 비영리법인이 건물과 토지 매입, 의료기기 취득 등 시설 투자나 교육 목적을 위해 적립하는 돈이다. 병원마다 통상 수백억원 수준이며, 많게는 수천억원 규모인 곳도 있다. 연세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5551억 5000만원, 서울대병원은 국공립병원으로 민간병원 대비 고유목적금 규모가 적은 데도 1939억원을 쌓아놓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수도권 빅5 병원은 장기화 된 의료공백으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병원의 경영 손실을 메울 수 있도록 '선지급' 형태로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했지만 손실액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공백이 고착화됐지만 미화·고용직의 고용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인력이 나가도 충원이 안 되는 상황이니 사실상 고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뿐아니라 의료공공성 강화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병원들은)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개선하고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할 게 너무 많다. 여론 형성이 잘 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고유목적금 활용이 가능할지 여부는 정부가 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오는 3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측에 요구한 공공병상 축소 저지와 의료대란 책임 전가 중단, 임금·근로 애로사항 등 이유였다.

서울대병원 의료노조 관계자와 병원 간 팽팽한 입장 차이가 장기화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의료노조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언제는 흑자인 적 있었냐"면서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해마다 700~800억원 적립하는데 이에 대해 병원에 얘기하면 논의 자체를 할 수 없다고 철통방어한다"고 주장했다. 고유목적금이 경영 손실액을 메우고도 남는 금액이지만, 그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이어 "직원 임금뿐 아니라 환자 관련된 부분에 쓴다는 것도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며 "경기도 시흥 분원의 경우 정부 지원금으로 같이 운영하고 올해는 잠시 설립이 멈췄다고 하지만, 완전한 중단도 아닌데 고유목적금을 (인건비 등을 포함한 손실액에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은 너무나 단호하다"고 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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