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 매입 가능 아파트 많은 '노도강' 아파트시장 비상
“일대 아파트값 영향 불가피…선제적으로 호가 낮춘 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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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5억원(신혼부부 등 6억원) 이하 아파트 매물이 많은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아파트값 조정에 따른 혼선이 심화할 것으로 예측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디딤돌 대출은 연소득 6000만원 이하(신혼 8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서민들이 5억원(신혼 6억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5000만원(신혼 4억원)을 연 2.65~3.95% 저금리로 빌려주는 상품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조만간 정부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 취급을 일부 제한할 방침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시중은행에 이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초 은행들은 오는 2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대출 수요자들의 거센 반발에 국토부가 이를 잠정 연기하며 일정도 잠시 미뤄졌다. 다만 국토부는 예정대로 디딤돌 대출 축소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규제를 임시 중단하기로 했지만, 철회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디딤돌 규제가 본격화하면 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당장 수천만원 이상 줄어든다. 그간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디딤돌 대출은 담보인정비율(LTV)을 80%까지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일반 대출자와 마찬가지로 70%가 적용된다. 또 기존에는 HUG 보증에 가입할 경우 소액 임차인을 위한 최우선변제금(서울 5500만원)도 포함해 대출해 줬지만, 앞으로는 대출금에서 이를 제외한다. 이렇게 되면 일반 매매계약을 하는 수요자는 대출 한도가 수천만원 이상 줄게 된다.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던 집주인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디딤돌 대출로 아파트를 마련한 이들이 많았던 만큼, 대출 옥죄기에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5억~6억원 이하로 아파트 시세가 형성되어 디딤돌 대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노도강 집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노원구 하계동 한 아파트 소유주는 "여름을 지나며 (아파트) 가격이 좀 오르나 했는데 9월 각종 대출 규제에 이어 이젠 정책 대출마저 줄인다니 날벼락을 맞은 것 같다"며 "어디까지 값을 낮춰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 디딤돌 규제 소식에 아파트값을 낮춰야 하는지 묻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에 시세가 크게 떨어지기 전 조금이나마 비싼 가격에 아파트를 팔기 위해 호가를 급히 낮춘 집주인도 꽤 있다"고 전했다. 실제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 전용면적 39㎡형은 최근 3억9000만~3억95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얼마 전 같은 면적 호가가 4억원 중반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집주인이 급매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봉구 쌍문동 성원아파트 전용 71㎡형도 호가가 지난달 말 호가(5억4000만~6억2000만원) 대비 최근 1억원 이상 낮아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로 수요자들의 자금줄이 줄게 되면 서울 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 등 강북지역"이라며 "일대 아파트값이 하향 조정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