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시 책임회피 '한동훈 방어' 포석
"野 문다혜·김영배 논란에도 내부총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금정구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구지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에게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
10·16 재·보궐선거에 집중해야 할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가 선거 하루 전까지도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내부총질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를 비롯한 친한계가 연일 '김건희 라인'의 정리를 촉구하며 김 여사 때리기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날 부산 유세 현장에서 '명태균-김건희 여사' 카톡 내용을 거론하며 "제가 말한 조치가 신속 실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을 겨냥해 한남동 라인을 정리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김건희 라인이 대통령실 행정관, 비서관이라는 공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저희들은 그렇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김건희 여사 라인이) 7명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인원인 걸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을 압박했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여권에서는 친한계의 김건희 여사 의혹 때리기가 '자기 정치' 또는 '선거 패배 시 대비책'이라고 평가했다.
정치평론가 강신업 변호사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한 대표가 당정갈등을 부각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정치뿐"이라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할 시 그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돌리기 위해 김건희 여사 의혹을 확산시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로 인해 지지층은 와해되고 분열되어 투표장에 나올 의욕조차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도 때와 장소가 있다. 만약 김건희 라인이 있다고 치더라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거론하고, 대책을 세우면 된다"며 "선거를 하루 앞두고 공개적으로 용산을 공격하는 것은 대통령이 무너져도 자기만 살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도 "선거를 하루 앞둔 절박한 시기에 한 대표는 문다혜 음주운전, 양문석·장경태·김영배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 등 야권에서 터지는 논란들이 수없이 많은데 이를 공격할 생각은 없고 내부총질만 하고 있다"면서 "이번 재보선 또한 선거 승리가 아닌 낙선운동을 하는 것 같다. 이런 미친 당 지도부는 살다살다 처음이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치평론가 이종훈 박사는 한 대표의 자기정치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박사는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극복하지 않고는 자기정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인식하고 있다. 총선 때부터 김건희 리스크를 거론했다. 보수층에서도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