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채널12 "이란, 두차례 이상 공격·반격 준비"
네타냐후 총리, 안보회의 소집
미, 중동에 해·공군 전력 증파
국제항공사, 이스라엘·레바논 운항 중단
|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은 자국민에게 이란·레바논 등 전쟁 위험 지역에서 속히 떠나거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국제 항공사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날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 3명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이르면 5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데 대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고 명령했고, 이를 조만간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지난달 30일 군 최고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가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란이 아랍 외교관들에게 '보복' 대응이 전쟁을 유발한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이날 이란이 테헤란의 영빈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귀빈 하니예가 암살된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두 차례 이상의 공격과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알렸다.
지난 4월 1일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등 간부 8명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영사관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진 사건에 대해 이란이 그달 13일 드론(무인기) 170기·중거리 탄도미사일 120발·순항미사일 30발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지만, 99%가 요격되는 '저강도' 보복에 나섰을 때보다 더 가혹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저녁 안보 책임자들을 소집하는 등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지만, 아직 공격에 대한 '최종적인 전체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채널12는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스라엘 안보 기관이 레바논이나 필요에 따라 다른 장소에 대한 예방 조치 또는 공격을 시작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말에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적을 감시하고 있는데,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매우 폭넓은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 정치권으로부터 지시를 받으면 곧바로 실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채널12는 '이란과 헤즈볼라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쟁으로 향하고 있는지' 등에 관한 여러 국가의 질문에 이스라엘 정부가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매우 모호하게 답해 온 것이 많은 국가 정부가 자국민에게 레바논을 즉시 떠날 것을 촉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한·미·영·프랑스·이탈리아·사우디 등 자국민 레바논 출국 권고
미국도 이란과 헤즈볼라로부터 어떤 공격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이 구체화됐으며 이 작전을 카타르의 미군 중부사령부가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채널12는 전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공군 전력 증파를 결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2일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으로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 추가 파견,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기 위한 핵추진 항모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도 명령했다.
|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해외여행 중인 자국민에게 온라인 설문조사로 현재 소재지를 파악해 대체 상용 항공편 편성 등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고 NYT는 알렸다. 이스라엘 국영 항공사인 엘알과 그 자회사는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귀국시키기 위해 항공편을 추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방학과 여름 휴가철 성수기로 이스라엘 항공사들이 이미 완전 운항 중이기 때문에 추가 항공편 편성에 한계가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처럼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프랑스는 이란 방문자는 이란을 최대한 빨리 떠나라고 했고, 한국·미국·영국·호주·스웨덴·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정부가 자국민이 되도록 빨리 레바논을 떠나라고 권고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강인선 2차관 주재로 본부·공관 합동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안전 및 보호 대책을 점검하고 레바논과 이스라엘 등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에게 현재 가용한 항공편으로 조속히 출국해 달라고 강력히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