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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청역 참사 당시 시속 107㎞”…운전조작 미숙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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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4. 08. 01. 15:22

남대문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
급발진 아닌 운전자 ‘조작미숙’
신발 바닥서도 액셀 문양 나와
지난달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수사해온 경찰이 사고 원인을 '운전 조작 미숙'으로 결론을 내고 운전자 차모씨(68)를 검찰에 넘겼다.

차씨는 사고 당시부터 세 차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지속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차씨가 사고 당시 가속 페달(액셀)을 '풀 액셀' 수준으로 밟아 시속 107㎞까지 속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인도의 행인들을 들이받은 것으로 봤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1일 수사결과 발표 언론브리핑을 열고 "국과수의 사고차량 감정 결과와 증거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번 사고는 피의자(차씨)의 주장과는 달리 운전 조작 미숙으로 확인된다"며 "이날 차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의 사고 차량 감정 결과 가속장치·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고기록장치(EDR) 또한 정상적으로 기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EDR 분석에 따르면 제동 페달은 사고 발생 5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까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CCTV 영상과 목격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주행 중 제동 등이 점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차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던 사실도 확인했다. 류 서장은 "사고 당시 차씨가 오른발에 신고 있던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정형 문양이 가속 페달과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류 서장은 "가속 페달의 변위량은 최대 99%에서 0%까지로 차씨가 가속 페달을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기록됐다"며 "차씨의 차량은 피해자와 충돌했을 때가 최고 속도였고, 마지막으로 BMW 차량을 추돌한 뒤에야 차씨가 제동 페달을 밟으면서 멈춰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변위량은 차량의 가속 정도를 퍼센트(%)로 변환해 나타내는 기록이다. 변위량 99%는 '풀 액셀'에 해당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사고 당시 차량의 최고 속력은 시속 107㎞에 이른다.

류 서장은 "(EDR 기록상) 순간적으로 두 차례 0.5초씩 액셀의 변위량이 떨어지는데, 차량 감정 결과 차씨가 액셀만 밟고 있었던 것으로 나왔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사고가 아니라, 차씨가 브레이크와 액셀을 착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류 서장은 차씨가 역주행하다가 핸들을 꺾어 인도 돌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주행 중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가드레일)를 충격하면 속도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울타리를 충격했다는 차씨의 진술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와 유족 전원은 차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씨는 지난달 1일 오후 9시 27분께 제네시스 G80 차량을 몰고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면서 역주행을 한 후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차씨는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차씨는 사고 직후부터 차량이 급발진 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그는 세 차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호텔 주차장 출구 약 7~8m 전에 이르러 '우두두'하는 소리와 함께 브레이크가 딱딱해져 밟히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해 왔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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