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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통령 4명 총격 희생…한국, 더이상 안전지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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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07. 14. 15:09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 총격에 한국 재조명
US-POLITICS-VOTE <YONHAP NO-2763>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무대에서 유세를 하던 중 총기 피격을 당해 귀에서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황급히 유세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 피습 사건이 재조명 받고 있다. 미국에서만 4명의 대통령이 총기 피습에 유명을 달리했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가 사제 총기에 의한 습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이어지면서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온다.

미국 내 현직 대통령이 총격에 의해 암살 당한 사례는 모두 4건이다. 노예 해방으로 유명한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5년 워싱턴의 한 극장에서 남부 출신의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격에 사망했다.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는 1881년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찰스 기토의 총에 맞아 숨졌다. 1901년에는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무정부주의자 리언 촐고시의 총을 맞고 얼마 후 목숨을 잃었다. 이후 1963년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중 저격당해 사망했다. 이 장면은 당시 미 전역에 TV로 방송되면서 충격을 줬다.

국내는 현재 총기가 금지됐긴 하지만 앞으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총기 피격은 아니지만 정치인들이 잇따라 괴한의 습격에 노출되고 있고 진영간 대립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폭력적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까운 일본에서 총기 피습 사건이 있었다. 일본 역시 총기 유통이 금지된 국가지만 2022년 7월 8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사제 총기에 암살당했다. 아베 전 총리는 당시 제26회 일본 참의원 의원 통상선거를 이틀 앞두고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중 일본 해상자위대 출신 야마가미 데쓰야의 사제 산탄총에 맞아 숨졌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정치인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월 부산 방문 당시 20~30㎝ 길이의 흉기에 목 부위를 공격당했고,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달 25일 서울 강남구 한 건물에서 10대에게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당해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2022년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 한 유튜버의 둔기 공격에 머리를 가격 당했고, 2006년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50대 남성이 휘두른 커터칼에 오른쪽 얼굴을 11㎝ 가량 베이는 '커터칼 피습'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정치인들을 향한 불특정 피습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별과 불평등에 눌린 사람들의 불만이 범죄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이들을 보듬고 차별과 불평등을 줄이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튜브나 SNS 등에서 사용자 취향 중심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이 확증편향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사회가 정치, 이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이분법적 사고에 매몰된 극단적인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한쪽에 서서 무조건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식의 편 가르기보다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타협 등을 중시하는 품격 있는 언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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