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유감 표시에 방문 자제
중국 등 주변국 비판 의식한 듯
23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역대 총리들 역시 과거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방문해 전범들에게 고개를 숙였으나 지난 2013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의 참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감을 표시한 이후부터 눈에 띄게 야스쿠니행을 자제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2021년 10월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춘계 예대제가 시작된 지난 21일에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를 신사 제단에 바쳤다.
이날 오전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21~23일)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집단 참배한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부회장인 아이사와 이치로 자민당 의원은 기시다 총리의 공물 봉납에 대해 "자신의 세계관, 역사관, 인간관에 따른 봉납"이라며 "일본 국민이 총리의 생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벌어진 내전과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이곳에는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일본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반성과 성찰을 촉구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