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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일간 라브네스쁘라비지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바라고 있다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가 어떤식으로 이루어질지 상상할 수 없지만 언젠가 (평화가) 올것이고 그 과정에서 세계가 고통스러울 것이며 러시아인들이 돈바스·루간스크 그리고 크림반도 떠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일"라고 말했다.
피초 총리는 "우리는 지금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한다"며 "우크라이나의 요구대로 러시아인들이 이전 국경(우크라이나 침략 직전 국경)으로 돌아가고 크림반도를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절대적으로 비현실적인 일"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게 보낼 수 있지만 러시아군을 물리치는 데 도움 되지 않을 것이며,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증오로 우크라이나 군인과 함께 마지막까지 싸울 의지가 있지만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시행하고 있는 전략은 효과가 없다"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총리직에 취임한 피초 총리는 취임 직후인 11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대러 전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슬로바키아 당국은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지속하겠으나 무기공급 등 군사적 지원은 종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피초 총리는 지난달 24일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와의 만남에서 돌연 우크라이나의 EU가입과 현재 EU에 계류 중인 4년간 500억 유로(약 72조 30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장기지원 예산안 통과를 돕겠다고 나섰다. 이는 취임 이후 행보와는 대비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 같은 피초 총리의 줄타기 행보는 러시아 가스를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해 수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총리와의 회담 후 피초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협상의 중요한 주제는 러시아 가스를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해 슬로바키아로 들여오는 것"라며 "러시아 가스를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해 유럽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놀라운 소식이며 이는 슬로바키아 기업뿐만이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도 혜택을 볼 것"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