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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는 2일(현지시간) 자국 국영채널 ta3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EU나 그 어떤 국가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종전 조건은) 러시아 연방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피코 총리는 "세계 모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패배시키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서구의 무기와 돈을 사용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굴복시키려는 전략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친러 성향의 피코 총리는 러시아가 슬로바키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에 무조건적으로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취임직후 피코 총리는 미국과의 방위협정 조건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힘과 동시에 미국 측에 안보조약 재검토를 공식 재요청하면서 친러 성향을 뚜렷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슬로바키아와 같은 친러 성향까지는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지속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EU 내에서 커지고 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지원국 중 한 곳인 리투아니아의 잉그리다 시모니테 총리도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오늘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랐지만 불행히도 향후 전황은 우리가 원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전개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올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사적, 정치적 관점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