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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은 핀란드에서 발트해 국가인 에스토니아로 이어지는 77km 길이의 해저 가스관 '발틱 커넥터'에서 지난 8일 가스 누출이 확인돼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도 보도했다.
이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파손 원인이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 손상이 외부 활동(outside activity)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에스토니아와 협력해 파손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도 통화하고 나토의 수사 지원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던 핀란드는 지난 4월 나토 동맹으로 합류했다.
아울러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해저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 파손 사건의 발생 장소가 각각 다르지만, 매우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가스관 파손은 핀란드 해역에서, 통신 케이블 파손은 에스토니아 해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초기 평가에서 가스관 파손이 정상적인 사용이나 압력 변동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의도적 공격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급히 결론 짓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노르웨이 지진연구소 노르사르(NORSAR)도 발틱 커넥터 인근에서 지난 8일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해당 가스관 운영사인 핀란드 가스그리드 측은 가스관 복구에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겨울철을 앞두고 가스관이 파손되며 에너지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가스그리드는 현재 핀란드 가스시스템이 안정적이며, 인코항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이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핀란드 정부도 가스 요금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지만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연이어 폭발해 가스가 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독일 내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며 유럽 내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다. 당시 서방은 EU(유럽연합)의 기반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사보타주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미국과 영국을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한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노르트스트림 폭발에 이어 1년 사이에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고의적 행위가 있었다는 가정 하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