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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르파리지앙은 13일(현지시간) 아이폰12에서 배출되는 전자파가 유럽 당국이 정한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판매가 일시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2020년 발매된 아이폰12는 프랑스 애플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고 있지 않지만 일부 허가된 소매점을 통해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AFNR(프랑스국립전파원)은 최근 프랑스 공식 소매점에서 판매 중인 아이폰12를 독일에 있는 연구소로 보내 문의한 결과 이 기기에서 발생되는 전자파가 유럽 전자파 규격에 맞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아이폰12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신체 흡수율이 규정치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이다.
AFNR 의뢰로 실시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12를 손에 들거나 바지 주머니에 넣었을 때 몸무게 ㎏당 5.74와트의 SAR(전자파의 신체 흡수율)이 배출됐다. 해당 검사에 대한 유럽의 기준은 4와트다. 그리고 겉옷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넣었을 땐 2와트의 SAR이 배출됐다.
그러나 애플 측은 AFNR가 발표한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다며 아이폰12의 전파자는 국제전파기준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AFNR은 이 같은 애플의 반박성 해명과는 별개로 "애플이 판매 금지령을 풀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해당 문제를 빠르게 시정해야 한다"며 판매금지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AFNR은 애플이 전자파를 기준치 아래로 내리지 않으면 이미 판매된 아이폰12 전체에 대한 리콜 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지기도 했다.
전자파의 신체 흡수율을 낮추기 위한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디지털전환부 장관은 "전자파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문제는 이미 여러 번 발생한 적 있으나 대부분 모델은 간단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AFNR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42개의 모델이 같은 문제로 일시 판매 금지된 바 있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은 간단한 업데이트를 통해 원격으로 수송신 전파를 조절해 문제를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방법은 통화 품질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한편 AFNR은 불안해하는 아이폰12 사용자들에게 "WHO(세계보건기구)나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아직 전자파가 신체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며 당장 사용을 중지할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켰다. 아울러 전자파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핸즈프리 악세서리를 사용해 통화 시 휴대폰을 신체에서 멀리 두거나 통화 신호가 좋은 장소에서 통화하고, 통화 횟수나 시간을 줄일 것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