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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재건부는 2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선사가 운영하는 라이베리아 선적 벌크 화물선 프리머스호가 오데사를 출항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 배는 민간 선박을 위한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이용한 두 번째 선박"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 해역을 봉쇄한 뒤 우크라이나가 개설한 임시 인도주의 항로에 대한 안전보장 여부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민간선박이 또다시 항해를 시도한 것이다.
AFP 통신은 우크라이나 항구를 이용할 경우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러시아 측의 경고에도 프리머스호가 출항을 강행했다고 짚었다. 지난 16일에는 홍콩 선적 컨테이너선 조셉 슐트호가 러시아의 곡물협정 중단 이후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한 바 있다.
조셉 슐트호는 앞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안착했으며, 이번 프리머스호도 제3국 해역까지 안전히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선박이 임시 흑해 항로를 성공적으로 항행해 루마니아 해역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에 군사물자가 실렸다고 간주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인도주의 항로를 통과하는 민간선박을 겨냥한 공격은 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날 흑해 상공에서는 러시아 전투기와 미군 드론(무인기)이 대치하며 또 다른 군사적 긴장 상태가 연출되기도 했다. 흑해 상공에서 미군 드론과 러시아 전투기가 대치한 건 이달 들어 두 번째라고 dpa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6월초부터 느린 속도로 영토 수복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서방 국가들이 우리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모스크바 등에서 일어난 드론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 본토 공격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며 확전 가능성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만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와 관련해 정치적인 수단을 통한 비무장화 추진을 언급하며 영토 수복에 대한 의지는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