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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르피갸로는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50여 명이 파리시청 앞에서 3주째 주거시설을 요구하며 노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숙 중인 이민자 대부분은 말리·세네갈·튀니지·알제리 등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도착했다. 노숙자 중엔 프랑스에 도착한 지 50일 된 이민자가 있는가 하면 이미 프랑스에 도착한 지 2년이 된 이민자들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아이들과 여성으로 일부 여성은 임신 중이기도 했다.
이민자를 돕는 사회단체인 유토피아56이 매일 노숙하는 아이들을 위한 기저귀와 음식, 담요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파리시민이나 일부 관광객 또한 노숙하는 아이들을 위해 근처 마트에서 과자를 구입해 전달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원하는 것은 주거시설이다.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쿨리바리씨는 "긴급사회보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번호 115에 전화해도 지금은 주거시설 여유분이 없다는 대답만 반복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박스를 깔고 파리시청 앞에서 주로 노숙하지만 비가 오는 등의 경우엔 파리북역이나 지하철 역사 내에서 임시 생활한다"고 덧붙였다.
쿨리바리씨는 코트디부아르 북쪽에 위치한 부아케라는 도시에서 약 두 달 만에 프랑스에 도착했다. 먼저 부아케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말리로 이동한 후 나이지리아 국경을 넘었다. 이후 알제리를 거쳐 튀니지에 도착했다. 튀니지 스팍스 항구에서 열악한 기후로 인해 세 번의 시도 만에 보트에 탑승하고 지중해를 건넜다. 튀니지에서 최종 목적지인 프랑스까지 보트 탑승 비용은 200유로며, 항해 중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주일 만에 프랑스 땅에 도착한다.
파리시청 측은 이민자들의 불법 노숙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일-드-프랑스 지역 경찰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아직 공식적인 의견은 내놓지 않았다.
한편 파리시청 앞에서 이민자들이 노숙하며 주거시설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6월엔 5만6560명의 이민자가 항의 목적으로 시청 앞에 모여 텐트를 설치하고 농성을 벌인 바 있다. 또 2022년 10월의 경우엔 일부 이민자들이 파리시청이 문을 열기 전 철문을 뛰어넘어 건물 내에 불법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