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민간인 사망자 1만명 육박…어린이도 500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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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는 서부 국경지역인 볼린과 르비우 등지에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최소 28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16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마을에 떨어지면서 여러 사업체 건물과 주택들이 파괴됐다.
폴란드 및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서부 볼린주의 주도 루츠크에서는 러시아의 공습으로 스웨덴 베어링 제조사인 SKF의 직원 3명이 숨졌다. SKF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자사 직원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 "직원의 안전에 초점을 맞춰 이번 공격의 피해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베어링 제조사인 SKF는 우크라이나에 1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직원 대부분이 루츠크의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울러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서 동쪽으로 불과 60km 떨어진 지역인 르비우에서도 광범위한 미사일 피해가 발생했다. 안드리 사도비 르비우시장은 이번 공격으로 아파트 100여채와 유치원 1곳이 파손됐으며, 10살짜리 어린이를 포함해 15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집중돼, 서부에 위치한 르비우는 비교적 안전한 후방지역으로 여겨졌다. 수백반명의 피란민이 이 지역을 거쳐 유럽 인접국으로 건너갔으며, 현재도 수십만명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공습 범위가 나토의 동부 전선과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까지 확대되며 민간인들의 안전지대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8개 지역의 학교, 병원, 수도 및 전력 시설 등 민간시설이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러시아가 "오로지 살인과 심리적 압박을 위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지난해 2월 24일 이후부터 이달 13일까지 민간인 사망자가 9444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어린이 사망자도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격렬한 전투가 집중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사망자가 중서부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간별로 보면 전쟁 발발 첫 몇 개월은 더 많은 민간인이 희생됐고, 올해 3~6월에는 매달 170~180명가량이 숨졌다.
일부 격전지에서 통계 수집이 지연되고 마리우폴, 리시찬스크 등 러시아 점령지 내 사상자는 파악하기 어려워 실제 사상자 수는 발표된 수치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OHCHR는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