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의 발언은 간단히 말해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인데 이 말에 노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 청년들 모임에서 청년의 표심을 의식해 아들 얘기를 꺼내 가며 한 말이지만 노인 비하가 도를 넘었다.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도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 정치인은 지금까지 없다.
이날 발언에 민주당 조응천, 이상민 의원도 비판했다. 조 의원은 "귀를 의심했다. 당을 혁신하러 온 분이 맞느냐"고 했고, 이상민 의원은 "투표권을 남은 수명에 따라서 달리하는 것은 몰상식하고 반(反)상식적인 얘기"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민주당의 현대판 고려장, 어르신 폄하 DNA가 또다시 고개를 든다"고 공세를 폈다.
야권의 노인 비하 발언은 전에도 있었다. 2004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 유시민 의원은 "60대엔 책임 있는 자리 가지 말아야 한다",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없애면 노인들이 (시위하러) 시청에 안 온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런 편 가르기에 몰입돼 있다면 사회통합은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구차한 변명하지 말고 사과부터 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도 고개 숙여야 한다.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노인의 삶이나 복지 문제는 언급도 안 하고 수명에 비례한 투표권 운운한 것은 노인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처사다. 청년 표심을 이런 갈라치기로 잡으려 한다면 노인의 반발에 직면하고 국민도 민주당을 멀리할 것이다.